빌 게이츠·스티브 발머 등 전 CEO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가 4개월째 후임 최고경영자(CEO)를 낙점하지 못하는 데는 전직 CEO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와 급속한 전략 변화에 대한 압박으로 물러나게 된 스티브 발머 CEO가 이사회에 버티고 있어 후임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CEO인 발머가 12개월 내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해 8월이다. 11월∼12월까지는 후임이 내정될 것이라는 게 이사들의 바람이었으나 이사회 내부의 충돌 가능성 때문에 선정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WJS는 분석했다.
발머와 게이츠는 지난해 11월 이사로 재선임됐다. MS 이사들과 후임 CEO를 논의해온 일부 외부 인사들은 발머와 게이츠가 이사회에 남아있을 경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CEO 후보들의 협상 목록에 발머와 게이츠의 업무 관여 수준을 정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WSJ는 지적했다.
후임자로서는 회사의 전략을 수정하는 여러 결정을 내렸던 발머가 편치 않을 수 있다.
발머는 지난해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72억 달러에 인수하고 전면적인 기업 재편을 시도해 회사 안팎에서 논란을 촉발했다.
주변에서는 후임자가 발머의 결정을 거스르려 할 때 발머가 과연 그냥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게이츠 역시 그냥 앉아있을 사람은 아니다. 게이츠는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CEO와 상당 기간 함께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MS 주식 20억 달러 어치를 사들인 헤지펀드 밸류액트가 올해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도 변수 중 하나다. WSJ은 밸류액트가 이사회에 진입하면 MS의 38년 역사에 이사회가 선출하지 않은 이사가 등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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