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6일부터 '기부하는 가야금 건강계단' 운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동시에 설치된 곳을 지난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귀찮아서', '편리해서' 등등의 이유로 에스컬레이터를 선택한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를 택하지 않고 계단으로 올라갔을 때 기부금이 적립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인다면 당신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이와 관련 서울시가 재미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시는 시민의 비만을 예방하고 생활 속에서 걷기를 유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 있는 계단을 '기부하는 가야금 건강계단'으로 조성해 6일부터 운영한다.
이 계단은 서울시신청사 지하 시민청에서 서울광장으로 나가는 길이며, 무병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십장생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 가야금 연주도 소리가 나며, 이용자수를 카운트하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시민이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10원씩 기부된다. 누적 금액이 전광판을 통해 게시되고 기부금은 3년간 한국야쿠르트에서 지원한다.
시가 이같은 계단을 조성한 것은 건강과 기부를 결합하자는 차원에서다. 혹시나 계단 조성 이후에도 기존대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시민 150명을 상대로 사전 설문 조사를 해보니 전망이 밝았다.
이 설문 조사에서 시민의 94.8%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져 있을 경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계단을 이용할 경우 기부금이 적립된다면, 계단을 이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응답 시민의 81.2% ‘이용하겠다.’라고 응답했다.
계단 이용을 즐겁게 하기 위해 연주될 음악으로는 우리나라 전통악기·음악(90.3%), 클래식·연주곡(81.2%), 인기가요·팝송(59.7%) 순으로 조사되어, 우리나라 전통악기?음악을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종필 시 복지건강실장은 "출퇴근시 또는 지하철 이용시에도 틈틈이 신체활동을 하고 움직임이 생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시민의 참여 비율이 높아져 비만예방은 물론 건강수명 연장에도 기여하길 바라며, 기부금은 장애인 등 건강취약계층의 건강을 지원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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