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최대열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내수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경기부진과 수입차 공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이다. 반면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여타 국내 업체들은 내수 판매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총판매량은 137만3902대로 전년(140만3165대) 대비 2.1% 줄었다.
이는 수입차 판매량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초로 15만대선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년 대비 4~5%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양 사 모두 해외판매는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는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4.0%, 5.0% 줄어든 64만865대, 45만8000대로 집계됐다. 양 사의 당초 내수 판매목표는 각각 66만8000대, 48만대였다. 내수 침체를 감안, 당초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판매가 줄었다"며 "신차들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는 한편, 극심한 국내 자동차 시장 침체에 따른 내수판매 감소분을 해외판매로 만회해 이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은 전년 대비 늘어난 판매실적을 거뒀다. 한국GM은 2002년 회사 출범 후 내수 시장에서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쌍용차는 업계 최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무려 34.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최대 성장률로, 지난해 내수 판매량(6만3970대)은 2005년의 7만5532대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한국GM 역시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3.7% 늘어난 15만1040대를 판매하며 출범 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1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5% 신장하며 역대 월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며 판매가 늘어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GM이 만든 차량이 수출되는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가 철수 결정을 내린 것도 이 같은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수출을 포함한 한국GM의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줄어든 78만518대(CKD 제외)에 그쳤다. CKD 수출 역시 118만4774대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전년 대비 판매 신장폭은 0.2%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월 내수 판매량이 2010년 12월 이후 만 2년 만에 7000대선을 돌파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던 연간 판매량 또한 다시 6만대선을 넘어섰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2014년에는 신차개발과 더불어 SM5 TCE과 같은 상품성 높은 파생 모델들을 선보이고, 더불어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으로 내수 시장 확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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