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부인하진 않겠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최근 불거진 이적 요청설을 수긍했다.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홍명보 장학재단 주최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3(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3)'에 참석해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축구에만 집중하면서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팀을 선택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앞서 독일 축구 전문매체 '키커'는 구자철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 새 둥지를 찾고 싶다는 뜻을 볼프스부르크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최대한 출전 기회를 늘리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 이후 초반 8경기에 선발 출전하다 10월 말리와의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도중 오른 발목 부상을 입고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 사이 팀은 6승2무1패로 선전을 펼쳤다. 최근 재활을 마치고 두 경기에 나섰으나 모두 후반 막판 교체 출전하는 등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대표팀 발탁의 조건으로 내건 홍명보호(號) 승선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요소다.
구자철은 "월드컵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무대라 결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면서 "운동장에서 행복하게 축구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런 상황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현지에서 전망하는 유력한 행선지로는 마인츠와 아우크스부르크가 거론된다. 마인츠는 지난해부터 1년 넘도록 구자철 영입을 노렸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구애가 예상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두 시즌 동안 임대 생활을 거친 인연과 함께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토대를 마련한 곳이다.
이와 관련해 올 시즌 마인츠에 합류, 간판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박주호는 "이적 문제는 구단 간에 해결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자철이는 수비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한솥밥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향후 거취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구자철은 "팀을 옮긴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중요한 시기에 한 시즌을 무의미하게 보내기는 아쉽다"면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이적을 암시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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