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고령화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에 개인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가 보험·연금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수익률 하락으로 주식·채권 투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6일 한국은행의 '경제 주체 부문별 금융자산 현황'을 보면, 9월 말 현재 개인 부문인 가계·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2586조원 규모로 여기서 주식·채권(649조원) 비중이 25.1%를 나타냈다. 2007년 연말 관련 비중이 34.1%에 이르던 걸 고려하면, 6년 사이 주식·채권 비중이 10%포인트 남짓 줄어든 셈이다.
종전까지 30%를 웃돌던 주식·채권의 비중은 세계 금융위기 원년인 2008년 27.5%로 떨어졌다가 급락한 주가가 반등한 2009년 29.9%로 잠시 불어났다. 하지만 대내외 변수 속에 널뛰기 장세가 반복되면서 2010년부터는 줄곧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장기로 목돈을 굴리는 보험·연금 투자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9월 말 현재 개인의 금융자산 중 보험·연금에 투자된 돈은 740조원으로 전체의 28.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비중이 확대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개인의 금융자산에서 보험·연금의 비중은 주식·채권 규모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보험·연금 비중이 주식·채권 비중을 0.9%포인트 앞지르기 시작했고, 올해는 둘 사이의 격차가 3.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렇게 개인의 포트폴리오가 재구성되는 데에는 급속한 고령화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수명이 길어진 데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급변동을 수차례 경험하면서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시중금리의 하락세 속에서도 전통적인 재테크 수단인 예금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현재 개인의 예금은 1053조원(40.7%)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개인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신통한 투자처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자산가들이 단기성 예금상품에 목돈을 묻어두고 시장 상황을 관망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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