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큰 눈과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 김아중. 지난해 발칙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나의 PS 파트너’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그가 올해는 ‘캐치미’로 연말 극장가를 공략한다. 일 년 만에 만난 김아중의 표정은 밝았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번 영화 속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절대 잡히지 않는 전설의 대도 윤진숙으로 분한 그는 프로파일러 호태(주원 분)와 쫓고 쫓기며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로코를 그려냈다.
극중 진숙은 호태의 첫사랑이다. 호태는 경찰을 동경하는 진숙 때문에 미술학도에서 경찰로 꿈까지 바꾸기에 이르지만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경찰과 도둑으로 재회한다. 첫사랑과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러한 조합은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감독은 불가능한 일을 섬세하고 재미있게 그려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실 ‘첫사랑’은 여자보다 남자들에게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김아중 역시 공감했다. 그는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자들은 보통 첫사랑이 기억나고 가슴 아프지는 않지 않나. 나 역시 누가 첫사랑인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웃어보였다.
“남자는 첫사랑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아련하고 가슴 깊숙이 잘 숨겨둔 감정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영화 촬영 때도 감독님과 주원씨를 비롯해 남자 스태프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확실히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것이 달랐어요. 제가 연기하다가 과한 액션을 선보이거나 하면 첫사랑 이미지에 벗어난다고 ‘NO’를 외치셨죠.(웃음)”
실제로 김아중은 이번 영화에서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절대로 잡히지 않는 전설의 도둑인 만큼 날렵한 몸놀림과 기술적 줄타기는 필수였던 것.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좀 무서웠다. 아파트 2층 높이에 올라가서 찍었는데 잠시 매달아 놓으라고 했다”며 “매달린 채 (공중에) 적응하니까 괜찮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캐치미’는 범죄물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다. 그래서 배우들 역시 액션에 많이 치중하진 않았다.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베이스에 양념처럼 액션이 곁들여진 정도. 김아중은 촬영에 앞서 미국 드라마들을 보면서 액션신에 대해 연구했다.
“호흡이나 손놀림 같은 것을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했어요. ‘화이트 칼라’라는 수사드라마가 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특히 남자 배우가 아주 섹시해서 좋았죠.”
속삭이듯 말하는 김아중의 모습에서 장난기가 물씬 느껴졌다. 새침해 보이는 이미지를 지녔지만 실제로 그는 솔직하고 털털하다. 함께 연기했던 선후배 연기자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고, 친한 감독들도 꽤 있다. 덕분에 ‘캐치미’에 평소 친한 박철민을 직접 섭외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평소에 박철민 선배와 굉장히 친해요. 영화 준비할 때 얘기도 하고 상의도 많이 해요. 제가 시나리오를 보는데 철민 선배가 딱 떠올라서 ‘두세신 안 나오는데 중요한 인물이다’라고 대략적인 설명을 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죠. 장물아비 역이 제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고 저랑 가까운 인물이고 해서 부탁을 드렸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주원과의 촬영도 수월했다. 그는 주원이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말 건전하고 착한 친구에요. 여자랑 연애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웃음) 너무 순수해서 걱정이 될 정도랄까? 배우는 좀 이런 저런 경험도 많이 해보는 게 도움이 될 텐데, 주원씨는 좋은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예쁘게 자란 친구 같아요. 같이 연기하면서는 첫 주연인데 부담을 가질까봐 조심했어요. 최대한 잔소리를 안 하고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김아중은 평소 현장에서만큼은 싫고 좋은 표현을 확실히 하는 편이다. 본인 스스로 공감하고 납득을 해야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오롯이 소화해낼 수 있기 때문.
“전 ‘이거는 아닌 거 같다, 그거까지는 못할 거 같다’ 그런 얘기를 분명하게 해요. 감독님과 의견이 다르면 얘기를 듣고 제 스스로가 확실히 설득 당해야 하죠. 그런 면에서 주원씨는 굉장히 잘 섞여요. 마음이 착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꽤 긴 시간 동안 연애를 못 했다는 김아중. 그는 원래 먼저 남자에게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작 ‘나의 PS 파트너’를 찍고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단다.
“‘나의 PS 파트너’를 찍으면서 변했어요. 제가 지금 연애가 고파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면 먼저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하. 어릴 땐 수줍음이 많았거든요. 그 영화를 찍으면서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까 남자들의 생각이 좀 다르더라고요. 먼저 다가가고 스킨십 해주는 여자도 좋아한대요. ‘센 여자’로 보지 않고 말이에요.”
2013년을 며칠 남겨두고 있는 상황. ‘캐치미’가 흥행에 성공하고, 멋진 애인을 만나 김아중이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길 기대해본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사진=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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