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대한항공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가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1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경영설명회를 갖고 재무구조 자구개선 계획과 한진해운 추가 지원 방안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31일 1차로 15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이달 내 한진해운홀딩스가 제공하는 한진해운 담보가치 한도 내에서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12월 현재 대한항공의 보유현금잔액은 1조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단, 이는 은행권에서 한진해운에 3년 이상 만기의 3000억원 이상을 대출한다는 조건이 선행될 경우에 한해서다.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지원을 결정했으며 우리은행, 농협은 이번 주 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예정돼있는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도 4000억원 범위 내에서 참여한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은 "내년 4~5월께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000억원 범위 내 참여해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며 "한진해운, 한진해운홀딩스 어느 쪽으로 갈지는 구체적으로 결정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 역시 "자회사 편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항공이) 대주주가 될 순 있다"고 설명했다. 윤 부사장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퇴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결정 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각 3조5000억원, 1조9745억원, 총 5조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확보에 나선다.
먼저 대한항공은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000만주를 매각해 2조2000억원을 마련한다. 대한항공은 한진에너지의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B747-400, B777-200 등 연료 소모가 많은 구형 항공기 13대를 조기 매각해 2500억원을 마련하는 한편, 부동산 및 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추가로 1조4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은 "에쓰오일 지분매각은 내년 1분기 내 타결될 것으로 본다"며 "블록딜 방식으로 사우디 아람코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년 전 지분을 매입할 때 지분 매각 시 그 전에 사우디 아람코에 우선매수권 협상계약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며 "매각 후 보유지분은 198만주로 우호관계 유지를 위해 이는 그대로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380 등 기존 항공기 투자는 이번 보유 항공기 매각과 관계없이 스케줄대로 계속 진행된다. 이 부사장은 "항공기는 3년 전 주문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연간 10대 정도의 항공기가 들어온다"고 설명한 후 "대한항공의 자금확보는 한진해운 지원과 모두 별개"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역시 비주력사업부 유동화, 비영업용 자산 매각, 주주지원, 외부자금 조달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 윤주식 부사장은 "채권단 지원(4400억원)을 포함하면 총 1조9745억원 규모"라며 "이 중 1조2500억원은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용선 매각의 경우, 몇 개월간 작업을 진행해 온 후보기업이 있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며 "보유 터미널은 모두 매각 대상으로 현재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진해운은 영업수지 개선을 위해 노후 비경제선 13척을 매각 또는 폐선해 컨테이너 사선 선복을 20% 감축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측은 선복 원가절감, 벌크적자사업 철수, 노선 합리화 등을 통해 3729억원의 영업손실 축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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