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기업가에게 현장 기회를 준 것이다.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사법부가) 향후 많은 요소를 고려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법원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한 경제단체 고위관계자가 건넨 말이다. 그는 "사법부의 판단이 기업가에게 경영 기회를 주고, 이 같은 기회가 향후 여타 기업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경제계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영장 기각 결정이 유사혐의로 진행 중인 여타 그룹 총수들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혐의에 대한 '양형기준' 외에 '경제살리기'라는 이른바 정무적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전휴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연령과 병력 등을 감안하면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혐의 외의 다른 요소들이 함께 고려됐다는 의미다.
효성그룹은 사법부 결정에 "제반 정상을 잘 참작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고령·지병은 물론 회사 경영정상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내린 법원의 결정이 향후 기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전달한 것이다.
물론 영장 기각과 향후 여타 그룹 총수 재판 기조를 상호 연결시키는 것이 '억측'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결정에는 조 회장의 건강상태가 반영된 것일 뿐, 정무적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실질심사 담당 판사의 개인적 특성을 확대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조 회장의 영장 실질심사 결과 발표 전날 전경련 신축회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을 독려하고 정부 지원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양형기준만을 내세운 최근 재벌총수에 대한 구속 위주의 재판이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고용과 투자 의욕을 꺾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