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대법원이 통상임금에 정기 상여금이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휴가비 등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수천억원의 인건비 추가 부담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생산직 직원들이 주축이 돼 소송을 진행 중이고 세 곳 모두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노조는 지난해 5월, 서울 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원 10여명이 제기한 대표소송과 생산직 조합원 및 퇴직자 7600여명이 참여한 집단소송이 따로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생산직 4000여명이 가입된 노동자협의회가 지난해 10월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제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해 12월 울산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 측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개별 기업이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 상여금에 통상임금이 포함된다는 판결은 조선업계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그나마 복리 후생비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는 이날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 근로자 및 퇴직자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 2건에 대한 선고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상여금이 근속기간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지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다만 재직자에게만 지급되는 생일축하금·휴가비·김장보너스 등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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