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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街의 철옹성 유리천장…미국 금융계는 '無女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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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 女CEO 나오자, 월가에 비난 불똥…220년간 견고한 유리천장

월街의 철옹성 유리천장…미국 금융계는 '無女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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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이 정도면 유리천장의 '끝판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계의 이야기다. 차기 대선에서 여성 미국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포천 500대 기업들 중 금융계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단 한명도 없다. 첫 여성 CEO가 등장할 조짐도 없다. 미국 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랫동안 월가를 분석해온 프란세스코 게래라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선도하고 월가가 뒤처진 여성 상위시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GM의 여성 수장 임명이 월가의 해묵은 유리천장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과연 이 철옹성 같은 유리천장도 깨질 수 있을까.


◆220년간 요지부동인 월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유리천장은 두껍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GM이 메리 바라 부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택하면서 100년 넘게 견고하던 유리천장이 드디어 깨졌다. 모든 언론들이 이 소식을 톱기사로 다루고 있는 것도 '자동차 업계 여성 CEO'가 갖는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심기는 그리 편치 않다. 특히나 대형 은행들은 전 세계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를 이끌게 된 여성CEO에 열광하는 것이 더욱 달갑지 않다. 그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월스트리트에게 '유리천장'은 '주홍글씨'로 남아있다.


게래라는 "월가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뉴욕증권거래소가 탄생한 지 220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대형 은행들 중에서 여성 CEO 탄생 소식은 없다"며 "월가 금융사들에게도 변화가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유일한 금녀(禁女) 지대, 금융계= 비록 21명뿐이지만 포천 500대 기업 여성 CEO들은 정보통신(IT)·화학·항공·언론·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고루 분포해 있다. 메릴린 휴슨(록히드마틴), 버지니아 로메티(IBM), 엘런 쿨먼(듀폰)은 미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포천 500기업의 단골손님인 20여개 대형 은행들을 중 금융계 CEO는 죄다 남자들이다.


그마나 보험계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포브스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미국 펜 뮤추얼 생명보험의 에일린 맥도넬 CEO가 여성이다. 또 최근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영국의 '런던 로이즈'에서 창립 325년 만에 여성 CEO가 탄생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인공은 런던 로이즈의 에이전트사인 캐노피우스 CEO로 있는 잉가 빌이다.


◆철저한 남성중심적 문화가 걸림돌= 금융권이 타 산업에 비해 여성 직원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임에도 '여성 CEO 없는 은행들'이 즐비하다는 것은 더욱 의외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만 해도 26만명의 직원들 중 절반이 여성이다. 다른 대형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CEO직에 오를 수 있는 인력풀도 제한적이다. 이들 금융사 임원들 중 여성의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고위직일수록 여성 비율이 급락하는 현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자동차 등 제조업보다 여성 비율이 훨씬 높은 금융계에서 여성 CEO 탄생이 어려운 것은 금융권의 보수성 때문이다. 금융계는 다른 산업계보다 더 견고한 남성중심적 문화를 자랑한다. 특히 월가 금융계는 앵글로색슨 백인 신교도(WASP) 중에서도 남성들만이 고위직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보수성과 폐쇄성은 월스트리트 금융계를 대표적인 금녀지대로 남아 있게 했다. 전 세계 정계, 재계에서 여성 리더들이 주목받으며 바야흐로 '여성의 시대'를 열고 있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업계의 근본적 개혁 필요= 물론 월스트리트에도 전도 유망한 여성 금융인들이 있다. 대표적 예가 JP모건의 유일한 두 여성임원인 메리 어도스 자산관리부문 대표와 마리안느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다. 그나마 월가 대형 은행들 중 여성임원이 둘씩이나 있는 JP모건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13명의 임원들 중 여성이 단 한명도 없다.


JP모건의 두 여성 임원들은 글로벌 여성 금융인들의 모임인 '위민온더무브(Women on the Move)'를 시작했다.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뜻을 같이한 3000여명의 여성 금융인들이 동참했다.


어도스와 레이크는 JP모건에서 제이미 다이먼 CEO의 뒤를 이을 CE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조만간 월가의 여성 CEO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 여성이 일하기 쉬운 직장을 만드는 것과 금융권에서 고위직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100년이 걸린 유리천장 부수기가 월가에서는 몇 백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래라 칼럼니스트는 "금융권이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여성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업계 자체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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