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철수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GM이 결국 구조조정 칼날을 빼들었다. 우선 내년 3월까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 이어 1년3개월여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16일 임직원 1400여명과의 웹채팅을 통해 "2014년 1분기 내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며 "사무직에 한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샤 사장은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호샤 사장 부임 후 세 번째 희망퇴직이다.
이는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키로 함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말까지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며 한국GM은 연간 수출량 60만대 중 30%인 18만여대의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호샤 사장은 이달 초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 직후 한국GM 경영진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희망퇴직은 생산직까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호샤 사장은 "사무직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직을 대상으로 확대할 경우 몇 차례 몸살을 앓았던 물량 이전설 또는 철수설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해 먼저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수출 부진과 생산물량 축소로 한 달에 가동일이 절반가량에 불과한 군산공장 등에서는 주야1교대로 전환, 일감 조정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구개발 등에 대한 업무량은 내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GM의 구조조정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부터 차세대 크루즈 생산공장에서 군산공장이 제외되는 등 그간 한국GM이 생산해온 물량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감이 줄어든 탓이다. 차세대 아베오 등도 해외서 생산될 예정이다.
또한 경상용차인 다마스ㆍ라보의 경우 정부와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내년부터 단종이 확실시된 상태다. 한국GM 내 다마스ㆍ라보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150여명, 협력업체는 133개 업체에 달한다.
가동률이 절반가량에 불과한 군산공장 외에도 캡티바, 말리부, 알페온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 역시 올 상반기부터 잔업, 특근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GM은 1공장과 2공장을 통합해 가동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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