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김인영 전 국회의원·문화예술계 인사 및 언론사주 등 다수 포함
[수원=이영규 기자]3000만원이 넘는 지방세를 2년이상 내지 않은 고액ㆍ상습 지방세 체납자 4058명의 명단이 16일 공개됐다. 이들 중에는 한때 30대 재벌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거평그룹 전 나승렬 회장과 대농그룹 박영일 전 회장, 3선 출신의 국회의원 김인영 씨 등이 포함됐다.
또 개인 체납자의 경우 40~50대가 2036명으로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체납액은 2억1500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체납 규모별로는 5000만~1억원이 1794명으로 44.2%를 차지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3월1일 기준 공개요건을 충족해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체납액 납부기회를 줬으나 이를 해소하지 않은 개인 2977명, 법인 1081개소 대표 등 관계자 1081명 등 총 4058명의 명단을 경기도 홈페이지(www.gg.go.kr)와 경기도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대상자의 총 체납액은 6197억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체납규모는 1억5000만원이다. 체납 공개자는 지난해 3166명보다 892명이 늘었다.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지 않은 체납자는 법인의 경우 용인 지에스건설(주)로 미분양 등에 따라 취득세 등 167억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최다 체납자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추징당한 담배소비세 34억원을 체납하고 있는 군포에 사는 '한경원' 씨로 나타났다.
이번 명단공개 대상자 중에는 재계는 물론 정치인, 전문직 종사자, 문화예술계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한 때 국내 30대 재벌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거평그룹 '나승렬' 전 회장은 경기도 성남소재 오피스텔을 신축한 뒤 부과된 취득세 11건, 15억2700만원을 지난 2010년 이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대농그룹 '박영일' 전 회장은 서울 한남동 소재 부동산 양도로 납부할 양도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주민세 1억 6900만원을 내지 않아 명단이 공개됐다.
○○캐피탈 전 부사장 '남**'씨도 서울 압구정동 부동산을 판 뒤 납부해야 할 주민세 2건, 7800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약으로 미국ㆍ중국 특허를 획득한 신약개발회사 '곽병주' 대표는 2006년 회사 주식을 양도한 뒤 양도소득세에 따른 주민세 2건, 2억1100만원을 내지 않아 명단이 공개됐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순'씨가 경기도 안양시 소재 부동산 2건의 양도에 따른 주민세 2건, 9700만원을 내지 않아 자동차와 예금 등이 압류된 상태다. 13~15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영'씨도 경기도 및 서울시 소재 부동산 6건의 양도에 따른 지방세 10건, 5200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예술계 인사 중에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영화음악 감독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조성우'씨가 A영화제작사의 주식양도에 따라 납부해야 할 지방세 8600만원을 체납해 체납자 명단에 포함됐다.
언론사주로는 경남○○신문 '황인태' 대표가 주식 양도 후 양도소득세에 따라 납부해야 할 주민세 2건, 58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 명단 공개자 중 돈이 없어 세금을 못 낸다고 하면서도 리스를 활용해 벤츠 등 고급차를 굴리다 지난달 경기도 광역체납기동팀에 적발되었던 체납자도 5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홍균 도 세정과장은 "지방세 고액체납자는 명단공개는 물론 출국금지, 신용정보제공 등 중복 제재하고 있다"며 "특히 고의적 재산은닉, 포탈행위자에 대해서는 범칙사건으로 취급해 조사하는 등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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