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새누리당, 11일 오후 2시 알바몬에 올라온 광고 둘러싸고 설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2일 온라인 한 구인사이트에 올라온 '촛불집회 알바 모집' 광고를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시민단체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오후 2시쯤 인터넷 구인광고 사이트인 '알바몬'에 '13일 금요일 광화문 인근 촛불집회 인원수 채우기 알바·당일지급'이라는 제목으로 구인광고가 올라왔다.
'마케팅, 제작물 대행업'을 하는 ㅇ업체 명의로 올라온 이 광고는 매우 구체적이다. 총 19명을 모집하며 조건은 일당 3만원에 남자로 20~39세를 구한다고 했다. 또 업체 담당자, 주소, 연락처까지 명기돼 있다. 5시간 근무 외에 추가 근무는 없으며, "늘 하던 대로" 그냥 집회 초기에 잠깐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된다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이후 이 광고는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고 '일베(일간베스트)' 등에서는 "촛불집회가 알고 보니 알바였다"는 등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여기에 가담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홍 사무총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일 구인광고가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돈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여론조작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촛불집회에 불법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러자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이 참가한 촛불 집회 주최자인 '국정원 시국회의'가 발끈하고 나섰다.
시국회의는 13일 오후 성명을 내 "광고 내용처럼 13일 금요일에는 광화문광장 근처에서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할 계획이 원래 없었고, 관할지역인 종로경찰서에도 신고된 집회도 없다"며 "게다가 구인광고 내용을 보면 통상 촛불집회가 열리는 저녁이 아니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어서 촛불집회라고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시국회의는 이어 "구인광고를 낸 업체의 주소지를 확인해 보니 허위 주소로 판명됐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며 "문제의 구인광고는 촛불집회를 폄하하고 공격하기 위한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 정체불명의 개인 또는 집단에서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국회의는 "문제의 구인광고는 허위이고 정체불명의 집단이 벌인 자작극이 의심되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이런 사실 확인도 없이 발언한 것이다. 홍 사무총장은 즉각 발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광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 ㅇ업체의 구인광고 담당자는 이에 대해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그런 광고를 올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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