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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규모 줄였어도 '첩첩산중'…주민설명회 무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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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규모 줄였어도 '첩첩산중'…주민설명회 무산(종합) 12일 오후 경기도 안산 교통안전공단 본사에서 계획됐던 행복주택 고잔지구 주민설명회장에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석, 건립 반대 의견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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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안산에는 지금도 소형 주택이 넘쳐나 조금 오래된 건물들은 공실률이 엄청 높다. 행복주택까지 들어서면 세입자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고잔지구 시범지구를 전면백지화해야 한다."(고잔행복주택 반대 비대위 관계자)

국토교통부는 12일 오후 경기 안산시 교통안전공단 본사에서 행복주택 고잔지구의 주민설명회를 열어 정부의 수정된 정책방향을 공지하고 동시에 의견을 수렴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 무산됐다.


설명회는 예정됐던 오후 3시보다 약 30분 늦게 시작됐다. '행복주택 결사반대'라는 글이 적힌 머리띠를 맨 주민 100여명으로 설명회장 주변은 이미 꽉 들어차 있었다. 주민들은 설명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행복주택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고성이 오가며 한 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회균 고잔지구 행복주택 비대위원장은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발표하기 전에 소통을 했어야 한다"면서 "절차상 문제뿐만 아니라 당초 시범지구로 지정했던 취지 등이 변경됐기 때문에 시범지구도 취소를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가구 수를 기존 1500가구에서 700가구로 줄이는 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가구 수를 줄인다고 기존에 제기했던 주차난과 도시미관 저해는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은 시범지구 취소를 원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민들은 가장 큰 문제로 안산시 원룸 등 주택의 높은 공실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공단과 1인 가구에게 임대하기 위해 주택을 지었지만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아진 때문에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임차인 찾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잔지구 행복주택 예정지인 고잔역 앞 초지동의 한 주민은 "노후 대책으로 대출을 끼고 원룸을 지었는데 공실률이 높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임대사업자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행복주택 가구 수를 당초 발표했을 때보다 53%나 줄어든 700가구에 불과해 주변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이 입주 대상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 임대주택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가 끝내 열리지 못했지만 국토부는 꾸준히 주민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정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주민들에게 행복주택의 기본 취지와 방향 등을 설명하기 위해 온 것인데 무산돼 안타깝다"면서 "지역 주민과 안산시, 안산시의회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며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시간에 LH 서울본부 중계사업단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복주택 공릉지구의 주민설명회도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오는 13일 열릴 예정인 목동지구의 주민설명회도 지역 주민들이 거부를 예고한 상태여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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