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가구 수 축소를 골자로 한 대안을 제시하고 다시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행복주택 시범사업 정상화를 위해 주민들이 우려해 왔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 11일 답보상태에 빠진 행복주택 시범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구지정을 앞둔 5개 시범지구의 가구 수를 50% 이상 축소하는 안을 제시하며 꺼낸 말이다. 정부 당국자는 행복주택에 대해 반대가 심했던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 수렴'을 재차 강조했다.
행복주택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는 곳은 주민뿐만이 아니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14 정부성과계획평가'에서 행복주택사업은 사업 추진방식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구별로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정부는 가구 수를 줄이면 교통, 교육 등 기존에 주민들이 제시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 된 정부가 핵심 주거복지 정책의 시범사업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인 점만 봐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핵심 국정과제를 과감하게 '손질'하는 여유와 탄력성은 평가 받을 만하다. 물론 주민들은 의견수렴 결과가 아니라 '미봉책'이라며 여전히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철도민영화 반대를 내세우며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 문제가 교차된다. 정부는 이를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사흘 만에 6748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갈등'이라는 한 가지 주제지만 행복주택과 철도파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전혀 다르다. 성격은 다르지만 정치권은 물론 공기업, 지역 등 곳곳에서 갈등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긴요해 보인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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