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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등골브레이커, 품질은 '아웃'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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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 중견 패션업체 A사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최근 협력업체 B사에 일주일 만에 바지 1만장을 납품하라고 발주했다. 재단부터 봉제, 포장 등의 작업을 포함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B사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주문이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봉제가 잘못돼 정(正)사이즈보다 크게 제작된 제품도 있었지만, B사는 한 번 더 덧박아 제품을 납품했다.


협력업체 B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기획과 디자인 과정에서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제품을 제작하고 생산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솔직히 불량제품인 것을 알아도 기한에 쫓겨 그냥 납품한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바람막이 점퍼를 산 김봉국(33ㆍ가명)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35만원을 주고 구입해 여러 번 입긴 했지만 한 번도 세탁하지 않은 점퍼 옆구리에 작은 구멍이 생긴 것이다.


아웃도어 인기에 편승해 신생 아웃도어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크고 작은 품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시중에 유통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에도 아웃도어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공이 아웃도어가 아닌 의류업체가 아웃도어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문턱을 넘은 탓도 있다. 실제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제작과정의 실상을 들여다보니 제품에 하자가 있는데도 판매실적에 열을 올려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시중에 팔리고 있다.


아웃도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데다 주 소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불량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하는 소재는 대부분 기능성 원단이다. 캐주얼과 여성ㆍ남성의류에 사용되는 원단과는 가공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디자인할 때 운동성도 고려해야 하는 등 공학적 개념이 일반 캐주얼보다 강조된다. 신생 아웃도어 브랜드는 함께 가공하기 어려운 원단을 조합해 의류를 생산하라는 주문도 많다.


C협력업체 관계자는 "재킷을 만들 때 우븐 소재에 로고를 붙여야 하는데 불량 로고인쇄 테이프를 준 적이 있다"면서 "원단에 로고가 쉽게 떨어질 것을 우려해 본사에 건의했지만 납기일만 맞추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로고가 떨어지는 통에 본드로 붙여서 납품했다"고 고백했다.


재킷의 형태가 틀어졌는데도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도 했다. 뻣뻣한 원단, 늘어나는 원단, 열을 가하면 줄어드는 원단 등 원단마다 성격이 제각각이다. 패턴 제작 노하우도 부족한 데다 원단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지 않는 원단을 조합하면 제작 후 제품의 형태가 틀어지기 마련이다.


D협력업체 관계자는 "신생 브랜드 가운데 일부 업체는 원단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원단에 대해 조언을 해도 듣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울리지 않는 원단을 조합하면 옷은 틀어진다"면서 "솔직히 소비자들은 옷 제작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와 캐주얼브랜드의 제작시스템 자체가 달라 어려운 점도 있다고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봄여름과 가을ㆍ겨울 두 시즌에 기획하는 제품이 80~90% 정도 된다면, 일반 패션브랜드들은 제품의 50% 정도만 시즌에 맞춰 기획하고, 나머지는 트렌드를 보며 상황에 따라 제작한다.


간접광고(PPL)의 영향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일반 패션브랜드들은 PPL이나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게 익숙하다"면서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재촉해 불량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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