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환율 자유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있다. 위안화 가치는 올해에만 달러 대비 2.6% 올라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절상폭이 크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0.17% 상향한 달러당 6.1130위안에 고시했다. 중국이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한 200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0.2% 상승한 달러당 6.0723위안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713위안 까지 환율이 떨어지며(가치는 상승) 위안화 가치가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뉴욕 외환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2개월 위안화 선물도 달러당 6.1195위안에 거래돼 고점을 찍었다.
위안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중국이 11월에 대규모 무역흑자를 낸 영향이 크다.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11월 무역흑자 규모는 338억달러로 2009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수출이 12.7% 증가한데 반해 수입이 5.3%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수입 물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내수 소비 진작으로 연결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중국 정부가 환율제도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 환율도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런던 소재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는 위안화 절상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환율이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방법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변동폭 확대는 중국 시장 자유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환율을 기준으로 ±1% 범위에서만 거래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1일 변동폭을 2~3%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달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중단과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약속하며 정부의 환율 개혁 의지를 재확인 한 바 있다. 저우 총재는 "중국은 근본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고 점진적으로 위안화 1일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환율 시스템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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