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삼성을 3년 연속 통합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이 3년 더 지휘봉을 잡는다.
9일 오전 서울 삼성 사무실에서 3년간 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1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감독 연봉 5억원 시대를 열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류 감독은 2010년 12월 삼성과 3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에 감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연장 계약 직후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3 CJ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한 류 감독은 “부담도 되지만 내가 더 받아야 다른 감독들의 몸값도 함께 올라간다”며 웃었다. 이어 “훌륭한 코치들과 좋은 선수들을 만나고 열정적인 구단의 지원이 있어 연속 우승이 가능했다. 나는 참 행복한 감독”이라며 “좋은 대우를 받게 돼 영광이다. 지난 3년을 매듭짓고 새로운 3년 동안에도 허물어지지 않는 강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목표는 덕(德)과 지(智)을 겸비한 지도자다. 류 감독은 “지난 3년이 ‘형님 리더십’으로 야구를 했던 덕장이었다면 이제는 지까지 겸비한 감독이 되고 싶다. 더 많이 보고, 기록하고 연구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분석과 선수 상태 등 시야를 많이 넓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년 연속 통합우승에는 다양한 걸림돌이 거론된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한 마무리 오승환과 군 입대를 앞둔 리드오프 배영섭의 공백이 대표적이다. 류 감독은 온갖 장애를 초심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누가 없어서 진다’는 말은 듣지 않겠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단 각오로 다가오는 3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류 감독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계약금의 1/3에 해당하는 2억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동안 받은 팬들의 사랑을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단 의도다. 이와 관련해 그는 쑥스러워하며 “야구를 하면서 늘 받기만 했다. 매년 1억원을 내놓았지만 쓰는 김에 한 장을 더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