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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불끄기 성공할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9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하루 4시간 자유로운 시간에 근무하며 정년이 보장되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새 국면에 들어갔다. 교원단체에서 시작된 반발기류가 시도교육감과 정치권에 이어 장차 교육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까지 확산되자 정부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며 무마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6일 내놓은 입장을 통해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제도에 대한 오해와 다양한 반대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향후 학교현장, 교총 등 교직단체, 학부모 및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간선택제 교사 운영방안(시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어 시간선택제 교사가 '전일제 교사'와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총 등 교직단체, 시도교육청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그러먼서 시간선택제 교사의 도입 취지와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교육부의 설명에 따르면 시간선택제교사는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교육공무원으로 현직 전일제 교사와 같은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상담 등'의 업무를 맡는 교사다. 현직교사에게는 육아휴직, 간병휴직, 대학원 수업 등이 필요한 교사들에게 경력단절없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을 허용하는 것을 우선 추진하고 전환허용기간이 지나면 다시 전일제교사로 재전환을 보장하게 된다.


학생 및 학부모에는 수업시수가 많지 않은 교과목들도 학교에서 개설이 가능해짐으로써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목을 충분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시간선택제 교사도 전일제 교사와 동일하게 하루 종일 근무하면서 교육활동 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상담도 담당하며, 다만, 주 2일 또는 3일을 근무하게 된다.

학교 운영과 관련해서는 학교인력 운영의 탄력성을 높여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게 되고 전공불일치교사, 순회교사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는 교과전담교사를, 중·고등학교에는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하되, 전공불일치교사 또는 순회교사가 담당하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예비교사의 경우라면 전일제교사가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함에 따라 그 남는 근무시간에는 "비정규직인 계약직" 대신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를 추가로 채용함으로써 입직 기회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교육부의 이같은 해명에 반대목소리가 수그러질지는 미지수다. 전국 교대ㆍ사범대 예비교사 대표자 연석회의 참가자들은 6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선택제 교사제에 반대하는 교ㆍ사대생 4500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운동용지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시간제 교사는 담임을 맡거나 생활지도, 행정업무를 할 수 없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도 교과 담임에게 수업 외 시간에 학습을 받을 수 없어 시간제 교사는 반쪽짜리 교사"라고 반대했다. 이들은 "정부 발표대로 하면 시간제 교사는 4인 기준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을 것"이라며 "결국 시간제 교사는 저임금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지나지 않아 교육의 질과 고용의 질을 동반 하락시키고 학교 현장의 고용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 시ㆍ도 교육감들은 2일 열린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에서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 도입에 대해 "장기적으로 정규교원 정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운영상에도 문제가 있다"며 제도 도입 철회를 촉구했다.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시간제교사 도입과 관련해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수업, 학생생활지도 및 상담 등을 총체적으로 수행하는 교원 업무의 특수성을 감안, 교육부와 교총이 논의기구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정부에 별도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전교조는 "시간선택제 교사가 정규직에 정년이 보장되니 제도의 부작용이 속출해도 시간선택제 교사를 어떻게 할 수도 없다"면서 "사실상 승진과 정규직 전환이 불가능하고 특히, 공무원은 겸직 금지 대상이므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절차상에도 문제가 많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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