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한변협, 윤리위원회 부활 시동

시계아이콘02분 0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변호사에 의한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변호사조직이 자정력 강화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는 2일 상임이사 회의를 열고 윤리위원회 특별팀(TF)을 꾸려 가동하기로 했다. 비위변호사에 대한 변호사 업계의 자정능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법조윤리협의회만으로는 늘어나는 변호사범죄 통제 곤란
조만간 전국 단위 감찰·징계 강화로 자정력 키워 대응


윤리위원회 가동이 본격화되면 전국 단위로 감찰위원을 세워 부당한 변호사의 행위를 감시하고, 적발된 변호사는 조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변협의 이 같은 움직임은 법학전문대학원 도입과 맞물려 법조시장에 유입되는 변호사가 폭증하면서 변호사의 비위가 크게 늘어나 법조윤리협의회만으로는 변호사의 비위를 제어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조윤리 확립 및 건전한 법조풍토 조성 등을 목적으로 변호사법을 고쳐 2000년 7월 시행·도입된 법조윤리협의회의 그간 활동과 논의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판·검사 출신 등 공직퇴임변호사와 수임 규모가 커 따로 사건목록 등을 제출해야 하는 특정변호사에 초점을 맞춰왔다.


현행법상 변호사의 결격사유 역시 금고 이상 형이 확정 내지 집행·선고유예되거나, 탄핵·징계처분으로 파면된 경우 등 처벌을 전제로 한 사후적 제한에 가깝다.


변협 관계자는 "강제 수사권이 없는 변호사 조직이 강제력을 발휘할 수단은 사실상 영구제명뿐"이라며 "법조윤리협의회가 도입된 이후 유명무실화된 윤리위원회 규정을 다듬고 징계를 강화해 자정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호사 사회 내부 부담도 커지겠지만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 사명인 변호사가 범죄에 손을 대는 것은 스스로 끊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내부 규정을 수정하면 될 사항이라 이사회 결의를 거치면 당장 윤리위를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변호사 지난해만 두 배 가까이 늘어
‘자정노력+윤리교육 강화’ 필요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종 가운데 하나인 변호사가 범죄에 손을 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의뢰인을 위해 보관하던 돈을 빼돌리거나(횡령·배임), 일반 국민을 속여 금품을 가로채는(사기) 등 재산을 노린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법조 윤리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 변호사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편 변호사 직업윤리의 약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범죄 혐의로 입건된 변호사는 544명으로 그 중 238명(43.75%)이 사기, 횡령·배임 등 재산 범죄에 연루된 경우다. 불과 한 해 전 재산범죄로 입건된 변호사가 144명(전체 375명·24%)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특히 금전적 이득을 쫓아 사람을 속이는 사기범죄의 경우 2011년 90명에서, 2012년 162명으로 급증했다. 5년 전인 2008년 사기범죄로 입건된 변호사가 50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불어난 숫자다.


올해에도 이미 사라진 채권을 넘겨받은 것처럼 꾸며 44억원을 가로채려던 A변호사,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던 업체 경영진에 접근해 의뢰가 성공한 것처럼 속여 5억원을 챙긴 뒤 추가로 40억여원을 더 가로채려던 B변호사 등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채권에 대한 범죄정보나 합의시점의 틈새를 노렸고 B씨는 법조계 인맥을 빙자해 이 같은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인의 전문성이나 인적 관계를 범죄에 악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비위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형사처벌 등으로 인해 등록이 취소되는 변호사 역시 급증했다. 최근 5년간 10명 안팎에 머물던 등록취소 변호사 수는 2011년 11명에서 지난해 27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대한변협, 윤리위원회 부활 시동
AD


이 같은 추세에 변호사 업계 내부도 당혹해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의뢰인 돈에 손을 대거나 사람을 속이다니 그동안 변호사 업계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의 중견 변호사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막가파식' 변호사가 등장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유례없이 시장에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체면유지나 사명보다는 생존에 매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1만2000여명 규모였던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1만6000여명 규모로 늘어 앞으로 3년 내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존 사법연수원이 배출해온 신규 법조인력에다 지난해 1기생을 사회로 배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된 데 따른 결과다.


변협 관계자는 "변호사 대량배출 사태에 업계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면서 "법조인 양성·배출 체계가 달라진 것에 맞춰 업계의 자정노력 못지않게 윤리의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