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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윤리위원회 부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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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변호사에 의한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변호사조직이 자정력 강화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는 2일 상임이사 회의를 열고 윤리위원회 특별팀(TF)을 꾸려 가동하기로 했다. 비위변호사에 대한 변호사 업계의 자정능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법조윤리협의회만으로는 늘어나는 변호사범죄 통제 곤란
조만간 전국 단위 감찰·징계 강화로 자정력 키워 대응


윤리위원회 가동이 본격화되면 전국 단위로 감찰위원을 세워 부당한 변호사의 행위를 감시하고, 적발된 변호사는 조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변협의 이 같은 움직임은 법학전문대학원 도입과 맞물려 법조시장에 유입되는 변호사가 폭증하면서 변호사의 비위가 크게 늘어나 법조윤리협의회만으로는 변호사의 비위를 제어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조윤리 확립 및 건전한 법조풍토 조성 등을 목적으로 변호사법을 고쳐 2000년 7월 시행·도입된 법조윤리협의회의 그간 활동과 논의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판·검사 출신 등 공직퇴임변호사와 수임 규모가 커 따로 사건목록 등을 제출해야 하는 특정변호사에 초점을 맞춰왔다.


현행법상 변호사의 결격사유 역시 금고 이상 형이 확정 내지 집행·선고유예되거나, 탄핵·징계처분으로 파면된 경우 등 처벌을 전제로 한 사후적 제한에 가깝다.


변협 관계자는 "강제 수사권이 없는 변호사 조직이 강제력을 발휘할 수단은 사실상 영구제명뿐"이라며 "법조윤리협의회가 도입된 이후 유명무실화된 윤리위원회 규정을 다듬고 징계를 강화해 자정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호사 사회 내부 부담도 커지겠지만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 사명인 변호사가 범죄에 손을 대는 것은 스스로 끊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내부 규정을 수정하면 될 사항이라 이사회 결의를 거치면 당장 윤리위를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변호사 지난해만 두 배 가까이 늘어
‘자정노력+윤리교육 강화’ 필요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종 가운데 하나인 변호사가 범죄에 손을 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의뢰인을 위해 보관하던 돈을 빼돌리거나(횡령·배임), 일반 국민을 속여 금품을 가로채는(사기) 등 재산을 노린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법조 윤리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 변호사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편 변호사 직업윤리의 약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범죄 혐의로 입건된 변호사는 544명으로 그 중 238명(43.75%)이 사기, 횡령·배임 등 재산 범죄에 연루된 경우다. 불과 한 해 전 재산범죄로 입건된 변호사가 144명(전체 375명·24%)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특히 금전적 이득을 쫓아 사람을 속이는 사기범죄의 경우 2011년 90명에서, 2012년 162명으로 급증했다. 5년 전인 2008년 사기범죄로 입건된 변호사가 50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불어난 숫자다.


올해에도 이미 사라진 채권을 넘겨받은 것처럼 꾸며 44억원을 가로채려던 A변호사,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던 업체 경영진에 접근해 의뢰가 성공한 것처럼 속여 5억원을 챙긴 뒤 추가로 40억여원을 더 가로채려던 B변호사 등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채권에 대한 범죄정보나 합의시점의 틈새를 노렸고 B씨는 법조계 인맥을 빙자해 이 같은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인의 전문성이나 인적 관계를 범죄에 악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비위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형사처벌 등으로 인해 등록이 취소되는 변호사 역시 급증했다. 최근 5년간 10명 안팎에 머물던 등록취소 변호사 수는 2011년 11명에서 지난해 27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대한변협, 윤리위원회 부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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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추세에 변호사 업계 내부도 당혹해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의뢰인 돈에 손을 대거나 사람을 속이다니 그동안 변호사 업계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의 중견 변호사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막가파식' 변호사가 등장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유례없이 시장에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체면유지나 사명보다는 생존에 매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1만2000여명 규모였던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1만6000여명 규모로 늘어 앞으로 3년 내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존 사법연수원이 배출해온 신규 법조인력에다 지난해 1기생을 사회로 배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된 데 따른 결과다.


변협 관계자는 "변호사 대량배출 사태에 업계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면서 "법조인 양성·배출 체계가 달라진 것에 맞춰 업계의 자정노력 못지않게 윤리의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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