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흰꾸리수리(243호), 2급 새매, 두견이(447호), 붉은배매새 등…‘대전 6대 깃대종’ 지정 계획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도시 대전에 최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희귀 야생동물이 대전에서 발견되는 건 자연환경이 그만큼 좋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이 동물들을 모아 ‘대전 6대 깃대종(Flagship Species)’을 지정할 계획이다. ‘깃대종’이란 특정지역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야생동식물로 특별보호가 필요한 생물종을 뜻한다.
대전시는 ‘2013년 제2차 자연환경조사’ 결과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 ▲새매(2급) ▲흰목물떼새(2급) ▲두견이(천연기념물 제447호) 등 4종의 새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제1차 자연환경조사 때 발견된 원앙, 붉은배새매 등 8종을 포함한 12종의 법적 보호종 등 112종의 조류가 대전에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구분은 개체수가 갑자기 줄어 멸종위기에 놓였을 땐 1급,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을 땐 2급으로 지정된다. 또 희귀성과 고유성 때문에 학술적 가치가 높아 특별보호가 필요할 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이번에 발견된 흰꼬리수리는 지난해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 겨울철새다. 꽁지깃이 흰 게 특징이다. 흰꼬리수리는 주로 큰 하천이나 호수, 강 등지에 산다. 우리나라에선 한강, 임진강, 낙동강 등의 하구와 서산간척지에서 드물게 발견된다.
상승기류를 이용한 오랜 시간 체공능력을 갖춘 흰꼬리수리는 주로 연어, 송어, 산토끼, 쥐, 오리, 물떼새 등을 사냥한다. 흰꼬리수리는 참수리, 독수리, 검독수리 등 4종과 함께 국제적 보호종이다.
대전 식장산과 보문산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하늘다람쥐가 살고 있다.
하늘다람쥐는 둥근머리에 15∼20㎝의 몸길이, 매우 큰 눈 등이 특징이다.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털로 덮인 얇은 피막을 날개처럼 이용해 30m를 날아갈 수 있는 희귀종이다.
하늘다람쥐는 낮엔 주로 잠을 자다가 해질 무렵부터 활동한다.
주로 백두산 일대에서 발견되는 하늘다람쥐는 중부지방에선 매우 드물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밖에 대전에 살고 있는 희귀종은 접동새로도 불리는 두견이, 유성구 매방산 인근에서 청정환경에서만 발견되는 작은무늬 송장벌레와 왕빗살방아벌레 등 7종의 곤충류도 살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5월부터 지형, 지질, 식물, 식생을 비롯해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어류, 곤충, 저서형무척추동물 등 9개 분야별 전문가가 모여 자연환경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시는 이 생물들을 모아 ‘대전 6대 깃대종’을 지정할 계획이다.
조사 책임자인 한국환경생태연구소 강태한 박사는“대전은 수질이 좋은 3대 하천과 식장산, 보문산, 계족산 등 산림환경이 있어 물새와 산림성 조류가 다양하게 분포한다”며 “이 중 보호종이 12종에 이르는 건 그만큼 대전의 자연상태가 좋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