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흥국증권은 올해는 12월 산타랠리와 신년효과가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12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로 1960~2090포인트를 제시했다.
민상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소비시즌과 새해 기대를 넘는 우려가 많아 계절성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면서 "코스피는 대체로 11월, 1월, 12월 순으로 강했지만 올해는 11월부터 움직임이 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정치적 이슈와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 그리고 원·엔 환율 우려 등이 12월 계절성의 반영을 제약하는 요인들이다.
먼저 미국은 내년 1~2월 예산안 및 부채한도협상을 앞두고 있다. 민 센터장은 "연방 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채무불이행(디폴트)이라는 부정적인 이슈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유동성의 적극성을 떨어뜨릴 재료에 해당한다"며 "한국의 11월 수출이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에 머무른 것에 원화 강세와 함께 미국의 셧다운 여파가 작용했다고 보면 연말연초 시장은 비슷한 우려의 재연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증시에서 불거지고 있는 가격 논란과 테이퍼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고민이다. 지난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당시처럼 테이퍼링 우려가 부각되고 추가로 확산된다면 증시 조정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이슈는 부정적인 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BOJ) 총재의 통화정책 조정 발언으로 엔·달러 환율은 102엔대로 올라섰다. 원·100엔은 1000원 수준으로 바로 내려설 기세다. 민 센터장은 "엔저 충격이 컸던 상반기보다 원·엔 환율은 더 부담스러운 지점으로 밀려나 있다"면서 "경기부양적인 엔화를 금리 인하 논란 속의 원화가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보면 상반기처럼 한국과 일본 기업의 이익 전망이 크게 엇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요인으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외국인에게 한국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 센터장은 "국내는 아직 주식시대 도래가 쉽지 않다"면서 "가계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이 높고 전세 보증금 부담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주택 및 전세가격 안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12월은 지수보다 종목, 경기민감주보다 통신과 유틸리티 등 배당 관련 방어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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