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3명이 퇴직자 1명을 책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에서 사회 초년생보다 은퇴자 증가 속도가 빨라 국민연금인 양로보험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공개한 '전국 양로보험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지역에서 양로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수는 7% 늘어난 2억1400만명을 기록했다. 가입자 증가율은 2011년 12%보다 낮아졌다. 반면 은퇴자 수는 6900만명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지난 10년간(2003~2012년) 양로보험 직장인 가입자 연평균 증가율은 8.4%로 은퇴자 증가율 7.70%를 웃돌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증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직장인 가입자와 은퇴자의 연평균 증가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퇴직자 부양은 3.09명의 근로자가 1명의 퇴직자를 책임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양로보험이 걷어들인 보험액은 1조8400억위안으로 19% 증가했다. 그러나 은퇴자 증가 속도가 급증하면서 양로보험의 총지출액은 1조4000억위안(약 2300억달러)으로 2011년보다 23%나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양로보험의 보유 잔액은 2조3000억위안이다.
WSJ는 중국이 지난 30여년간 유지해온 '한 가구 한 자녀' 정책 때문에 전체 국민 평균 연령이 높아져 양로보험의 수입과 지출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노동인구 수가 줄기 시작해 앞으로 양로보험의 자금 기근 현상은 심해질 전망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최근 열린 3중전회에서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바뀐 정책이 노동인구의 증가로 연결돼 양로보험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