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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은 족집게?…강등하면 각종 이슈 터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먼저 등급을 낮춘 기업들에서 연이어 대외적으로 큰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서는 "향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려면 한기평 등급을 보라"는 말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지난 15일 동부제철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낮췄다. 동양 사태 이후 다음 순번으로 시장이 동부그룹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한기평은 "대규모 차입금과 높은 금리로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 부담이 더해지면서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의 등급 강등 사흘 만인 지난 18일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자구계획을 통해 현재 6조3000억원인 차입금을 2조9000억원으로 줄이고 부채비율도 현재 270%에서 17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기평이 족집게 강등을 했다"는 말이 돌았다.


이후 지난 22일 한기평은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두 단계 강등했다. 동양증권이 대만 유안타증권에게 조기 매각을 타진했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터였다. 한기평은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금융업 영위의 핵심 요소인 평판자본이 심하게 훼손돼 영업기반이 크게 위축된 점과 이로 인해 향후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평사는 기존 BBB+를 유지했다.

이번에도 한기평 강등 나흘 만인 지난 26일 이슈가 터졌다.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계열사에 신용등급을 매긴 신평사를 특별검사키로 한 것. 금감원은 26일 오전부터 검사를 시작해 내달 23일까지 신평 3사를 순차적으로 검사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검사 소식에 나이스신용평가는 26일 오후께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을 한기평과 마찬가지로 BBB-로 두 단계 낮췄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은 한기평이 올 들어 등급부여 제도를 개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 3월부터 업계 최초로 등급변동요인(Rating Trigger)을 신용등급 전망과 함께 제시해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등급 변화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게끔 했다. '부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이 6개월 이내에 등급변동요인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식이다.


마재열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등급변동요인의 도입은 신용등급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일차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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