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과 유럽연합(EU)이 2020년 교역액 1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서로의 손을 꽉 잡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과 EU는 이날 베이징에서 제 16차 중국-EU 정상회의를 열고 두 지역의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내용의 투자협정에 서명했다. 회의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중국과 EU는 2012년 5800억달러를 기록한 두 지역 간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두 배인 1조달러로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EU는 9년 연속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중국은 미국의 뒤를 잇는 EU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상대국이다.
중국과 EU는 두 지역 간 교역 대비 투자가 미미한 점을 감안해 각종 보호주의 장벽을 없애고 상호간 시장의 문을 활짝 여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두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검토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FT는 보호주의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과 EU가 투자협정에 합의한 것은 두 지역간 우호적인 관계가 여전히 견고함을 드러낸다고 풀이했다. 중국과 EU은 올 여름까지만 해도 태양광 패널 반덤핑 관세 문제로 무역전쟁 직전까지 가는 등 상황이 악화되는 모습이었다.
중국-EU 정상회의 직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롬푀이 EU 의장과 만나 중국 기업에 대한 유럽의 문호개방도 요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달라"면서 "무역과 투자 측면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중국의 대(對) 유럽 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두 배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유럽으로 들어오는 외국인투자자금 3조유로의 1%에도 못 미치는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유럽의 대 중국 투자 비중도 유럽 해외투자자금 4조2000억유로 가운데 2~4%에 그치고 있다. 이것은 유럽의 대 미국 투자가 전체 해외투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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