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우리나라 재정지출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판단에 의한 자원배분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정치적 판단에 의한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이날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기로에 선 한국 경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재정지출과 관련해서 정치적 문제로 자원이 특정 부문에 왜곡 배분될 경우 국가경제 전체의 성장이 저하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SOC는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타당성 조사나 엄밀한 조사를 통해 효율적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정치적 판단에 의한 SOC에 대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원의 정치적 배분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수시로 내각이 바뀌었고, 새로 정권을 잡은 내각이 해마다 10조~15조엔가량 재정지출을 늘려왔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KD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토면적당 고속도로 면적은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 1위이고, 국토면적당 총철도 연장은 G20 국가 중 6위에 해당된다. 이미 충분히 투자가 이뤄진 만큼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공공 투자 우선순위 및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또 재정지출 내실화를 위해 보건 복지 분야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담당부서의 재량으로 결정됐던 건강보험 급여는 내부전문가가 참여하고, 검증과정도 마련하는 등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육지원의 설계와 확대는 여성고용률 목표와 괴리돼 있는데 이 부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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