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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LIG 경영권 포기는 시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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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LIG 경영권 포기는 시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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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9일 오전 서울 역삼동 LIG손해보험 본사 내부가 술렁였다. LIG손보가 매각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LIG그룹은 이날 구자원 회장과 오너 일가가 자신들이 보유한 LIG손보 주식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LIG건설 CP(기업어음)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였다.


LIG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LIG손보를 팔기로 한 것은 '윤리경영'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LIG그룹은 2011년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혔고, 구 회장과 아들 구본상 부회장은 이 사건으로 지난 8월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8년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이를 고객들을 속인 사기라고 판단했다.


LIG그룹의 계열사 17개 중 LIG손보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LIG그룹의 모태이자 전체 매출의 86%를 차지한다. 이번 매각으로 사업의 큰 축이던 금융 부문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회사의 외형도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LIG를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던 구 회장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구 회장은 매각 발표 직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오너가 온갖 비리에 휩싸여 구속 위기에 처해도 기업의 경영권까지 포기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번 LIG그룹 사태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오너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권까지 포기했다. 이게 바로 시장의 힘이 아닐까. 이번 LIG그룹 사태가 기업의 오너 중심 경영에서 고객과 시장을 우선시하는 경영으로 탈바꿈하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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