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개혁·개방 계획안을 발표한 가운데 계획이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지난 9~12일 열린 '18기 3중전회'에서 미래 10년의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수 개월간 연구, 검토 과정을 거쳤지만 방대한 조직이 실행에 옮기기 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은 중앙 정부가 전반적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면 지방정부와 정부 산하 기관들이 이를 이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중앙 정부가 아무리 뚜렷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더라도 이를 이행해야 하는 하부 조직들이 서로간의 의견 충돌과 견제로 맞물려 있어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터드 이코노미스트는 "개혁 계획이 실행되기 까지는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보수적인 과거 이해 집단에 개혁의 칼을 들이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도 "개혁 실행 까지는 1~3개월이 아닌, 1~3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UBS는 보고서에서 "정부가 빨리 추진하려고 하는 부동산세의 입법화 경우도, 시행시기가 빨라야 2015년일 것"이라면서 "부동산세를 걷으면 부동산 거품이 어느 정도 꺼질 수는 있지만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중산층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국유기업의 정부배당금 비율을 종전 5~15%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실행으로 옮겨지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20페이지 분량의 구체적인 개혁 청사진을 제시했음에도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이 중국 경제의 내년도 성장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개혁안이 실행에 옮겨지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개혁안을 마련하는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는 보도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개혁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은 '전면심화개혁 결정의 탄생기'라는 기사에서 3중전회 결정 내용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전하며 시 주석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당의 최고 지도자가 개혁안 초안 작업을 지휘한 것은 2000년 이래 처음이라면서 이는 당 중앙이 전면심화개혁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나흘간 열린 3중전회에서 한자녀 정책 완화, 노동교화제도 폐지, 민간자본의 중소형 은행 설립을 허용, 부동산세 법제화, 호적제도 개선, 기업공개(IPO) 시장의 '탈규제화' 등 사회, 정치, 경제에 걸친 전반적인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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