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비트코인, 위험도 있지만 희망적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이 언급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치를 750달러까지 끌어올렸다.
18일(현지지간)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틴곡스에서 1비트코인의 가치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750달러 선으로 급격히 치솟는 초강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만 해도 45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과열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또다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주 사이 상승률이 107%이나 된다. 올해 초 가치는 단 12달러였다.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오후 3시에 개최된 상원 국토안보정부위원회 개최 비트코인 청문회에 앞서 전해진 규제당국의 입장은 비트코인 가치의 상승세를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청문회를 거치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탓이다.
압권은 단연 버냉키 의장의 의견이었다. 그는 청문회 개최에 앞서 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연준이 비트코인으로 인한 자금세탁 등 위험 요소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에)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비트코인과 같은 형태의 새로운 통화를 규제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미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수사국(FBI) 등 다른 정부기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적절한 규제를 전제로 가상화폐를 통화 수단에서 제외하지 않겠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중국 BTC월드의 바비 리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 업계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옹호하며 적절한 규제를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수준에서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소운영 자격을 투명화하는 수준의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국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비트코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현재의 통화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만들어 줬다고 평했다.
한편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도 19일 비트코인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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