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성교제 학칙 및 벌점에 치우친 생활평점제 고쳐야"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생활평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소재 학교 절반 이상이 상점보다는 벌점에 치우치고 있고, 오래 전 제정한 이성교제 규정을 아직도 적용하고 있어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형태 의원은 신학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2009~2013 이성교제 처벌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소재 학교에서 이성교제와 관련해 처벌받은 학생이 281% 급증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 내 고등학교에서 이성교제와 관련해 처벌을 받은 학생 수는 2009년 16명에서 지난해 45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 기준 61명이 처벌받았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431명이 처벌받았으며 2322개 고등학교 중 이성교제 관련 교칙이 있는 학교는 1190곳(51.2%)이다.
김 의원은 "이성교제 처벌에 적용하는 기준이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한 학생', '품행이 불량해 풍기를 문란케 한 학생' 등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고등학교는 이성교제로 퇴학까지 시킬 수 있다는 학칙을 두고 있어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성교제를 이유로 전학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의 학습권을 박탈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상벌제를 적용하는 생활평점제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동구 소재 한 고등학교는 상점항목과 총점은 24개(76점)인데 벌점항목과 총점은 76개(1060)점으로 14배가량 차이나고 도봉구 소재 중학교도 상점은 11개 항목(24점)인데 반해 벌점은 57개 항목(454점)으로 20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학교는 상점 항목이 전혀 없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상점과 벌점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당수 학교가 학생이 납득할 수 없는 벌점과 처벌에 치우친 생활평점제를 시행하고 있어 이런 교육적이지 못한 생활지도는 시정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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