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다음달 3일부터 나흘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회원국 간 불협화음을 이겨내고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다음달 WTO 협상을 앞두고 제네바에서 회원국들 간의 비공개 사전 조정이 시작됐지만 농업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이견이 팽팽해 WTO 협상의 난항을 예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2001년 더 자유로운 무역 체계 구축 등을 위해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WTO 협상은 현재 농업 부문 보조금, 지적재산권, 최빈개발도상국 지원 등에 대한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 다음 달 협상도 별 진전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가장 격하게 충돌하고 있는 부분은 농업부문 '관세할당제(Tariff Rate Quotas·TRQ)'다. TRQ는 회원국들 간 일정 수입량에 대해서는 무관세 혹은 낮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중국도 농산물에 대해 TRQ 시스템을 선진국과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위젠화(兪建華)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WTO 협상은 회원국 모두의 이익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지만 개도국에만 TRQ 소진율 적용 예외를 둔다는 식의 차별적인 제도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놔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FT는 TRQ를 놓고 벌어지는 미-중 충돌이 어쩌면 WTO 내에서 중국에 대한 처우를 둘러싼 전방위적인 갈등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WTO 안에서 각종 특혜와 보호 조치를 받고자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상당 수 국가들은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경제적 위상을 고려해 선진국과 같은 입장에서 제도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WTO 협상이 이번에도 결론 없이 끝날 경우 미국이 그 책임을 전적으로 중국에 미루려고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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