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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用 골프장' 사겠다는 이노비즈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7초

각종 행사 위해 아예 인수 검토…"중기 지원 업무부터 제대로 해야" 지적도

'친목用 골프장' 사겠다는 이노비즈協 성명기 제6대 이노비즈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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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예비 중견기업들의 창구인 이노비즈협회가 내부적으로 골프장을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회원사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회원들의 친목을 위한 일이라지만, 협회의 본질적인 업무를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비즈협회(회장 성명기)는 불경기로 인해 매물로 나온 골프장을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을 위한 골프 행사가 많아 아예 인수를 하는 것이 낫다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노비즈협회는 지난 6일에도 최고경영자과정 동문을 대상으로 협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회원들간의 친목을 위해 종종 골프 행사를 열어왔다. 성명기 협회장도 골프ㆍ등산 등 협회 내 소모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친목을 위한 골프 행사에 비용을 따로 들이기보다 골프장을 아예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골프장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내몰린 점도 인수를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정기신용위험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112개사 중 골프장 운영업을 비롯한 오락ㆍ레저서비스업이 23개(20%)로 지난 해 대비 4배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 지원에 사용되어야 할 협회의 돈을 골프장 인수에 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회원사들도 적지 않다. 경기가 침체됐다 해도 수도권 내 좋은 골프장을 인수하려면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은 줘야 한다는 것. 이노비즈의 운영 비용은 정부 위탁사업 보조금(30%)과 회원사들이 내는 협회비(70%)를 통해 충당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가 본업을 소홀히 한 채 비본질적인 일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도 있다. 성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이노비즈 법제화'를 외쳤지만, 지난 6월 토론회를 한 차례 연 것 외에는 법제화에 대해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노비즈 기업의 경우 벤처기업ㆍ중견기업과 달리 법제화가 되지 않아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에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이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강호갑 중견기업협회 회장이 자사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비교해 '존재감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골프장이 회원들의 친목이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임원들을 위해서만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기업 CEO는 "골프장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며 "결국 이용하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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