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전문가 4명 전망, 선진국 경기회복땐 국내증시 탄력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주요 자산운용사 4곳의 최고운영책임자(CIO)와 리서치 책임자들도 내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넘어 24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과 기업이익의 증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흐름의 변화 등을 예상해서다. 지난 4일 본지가 10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다.(☞본지 4일자 1, 3면 참고)
◆국내 증시 저평가, 2500까지 'Go'= 13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주요 임원들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재 한국 증시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2배,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에 불과해 2007년 이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출주 중심의 국내증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동호 한국운용 리서치부문장은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추가 투자여력이 많은 상황"이라며 "선진국 경기회복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경우, 직접투자와 펀드쪽 모두 자금 유입이 늘어 지수가 235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대순환(Great Rotation)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대순환은 이미 3~4개월전 미국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1년 안에 상당 규모의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철범 우리자산운용 전무(CIO)는 "증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낮은 상태이고, 다가올 좋은 변화는 아직 주가에 반영이 안됐다. 향후 2~3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은 3~4개월 전부터 증시로 자금이동이 시작됐고, 우리도 1~2년 안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전무는 코스피지수가 2400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이동 외에도 거시경제 측면에서 낮은 재고율과 민간 신용개선이 일어나 상승 요인이 많다고도 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상무(주식운용본부장)도 "완만한 주가상승을 이끌어 내기에 좋은 상황이어서 향후 2년간 증시는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여 성장주 펀드 가입에 적기"라며 "대형주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싼 자동차, IT 관련주의 주도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기업의 이익이 견조하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피지수도 2300~25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치주ㆍ중소형주 대신 대형주ㆍ성장주 주목" = 상승장이 예측되면서 경기민감주나 수출주 중심의 대형주와 성장주들이 가치주나 중소형주에 비해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개별주식과 함께 펀드도 글로벌 경기회복 시그널이 뚜렷해지면서 지수와 강하게 연동되는 수출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이 수익률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찬 신한BNP파리바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는 수출 개선과 상반기 중 경기부양 정책 집행으로 내수 회복 시그널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증시가 2300까지 갈 수도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의 수급이 호조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방어보다는 경기민감섹터가 유리하고,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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