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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조원 쿠키에 포크 든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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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 대체 기술 추진에 광고 업계 '고민'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쿠키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먹는 쿠키가 아니다. 인터넷 시대의 쿠키다.


쿠키(cookie)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임시 파일이다. 과거 방문한 사이트에 대한 각종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 다음에 같은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아이디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주소만 몇 자 쳐도 바로 찾을 수 있는 것은 쿠키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쿠키라는 이름은 과자를 먹다 흘린 부스러기처럼 방문 정보가 남는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대다수 인터넷 사용자는 쿠키가 자신이 사용한 인터넷 정보를 전달하거나 보관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인터넷 시대 초기 쿠키는 이용자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지금은 마케팅 산업의 핵심으로 용도가 살짝 바뀌었다.

쿠키에 담긴 정보는 단순하지만 민감한 것이다. 자주 찾는 사이트와 검색어, 쇼핑한 물건, 이름, 주소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다.


기업은 이들 정보를 맞춤형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은밀한 정보 원천인 셈이다. 인터넷 이용 중 화면 일부에 등장하는 구글 광고인 릫구글 애드릮를 통해 등장하는 각종 광고가 과거 검색했던 상품으로 바뀌어 있는 경우들이 좋은 예다. 이는 쿠키가 알려줘 가능한 일이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키 덕에 세계 타깃 마케팅 광고 시장이 1200억달러(약 127조2840억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런 쿠키의 시대가 요즘 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 광고업계도 목하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페이스북이 쿠키를 대신할 새로운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차지하기 위함이다.


구글은 지난 9월 “기술발전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안전성을 강화한 기술이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쿠키 대체 기술 개발을 공식화한 셈이다. 구글의 경우 쿠키를 개인별 무기명 ID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에 정통한 한 인사는 구글의 목표가 “쿠키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추적 시스템 표준화”라고 말했다. 어떤 이는 “구글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정보 추적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쿠키는 개인용 컴퓨터(PC) 시대에 개발된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는 활용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급증하는 요즘 대안이 있어야 모바일 분야에서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구글의 판단이다.


광고주들에게도 PC를 통해 얻은 고객 정보보다 스마트폰으로 확보한 고객 정보가 더 중요해졌다. 한 고객이 점심에 스마트폰으로 e베이에서 주로 뭘 사는지 알고 싶지만 지금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MS가 팔짱만 끼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MS는 지난달 새로운 광고정책을 내놓았다. 윈도8과 윈도8.1 운영체제(OS)가 탑재된 태블릿·PC 앱에서 마케팅 효과를 추적하겠다는 것이다. 이도 쿠키 대신 각 이용자에게 고유 숫자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달 도입한 새로운 광고에 자체 쿠키를 도입했다.


쿠키로 기업을 지원하는 업체 에비던의 스콧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쿠키를 대신할 기술이 도입되면 이익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광고업계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관련 기업과 기관이 많고 산업 규모도 크다보니 이해 당사자가 많은 탓이다. 광고업계는 그러잖아도 릫빅브라더릮인 구글이 쿠키를 없애고 더 많은 정보 독점에 나서려 한다며 투덜거리고 있다.


광고업계의 한 임원은 “구글의 독점적인 행위가 모든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쿠키의 종말은 취약한 보안성에 대해 우려하던 이들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도 무려 10억명이 쏟아내는 각자 취향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구글의 검색엔진, e메일(G메일), 웹브라우저(크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수집하고 있다. 이런 생태계에 이용자들을 가둬둔 구글로 정보가 집중될 경우 폐해는 더 클 것이다.


구글·MS·페이스북은 지금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PC OS, e메일, 검색엔진, 브라우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장악하고 있다. 그 덕에 과거 쿠키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쿠키가 인터넷 사이트에 남겨진 흔적일 뿐이라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은 아예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온라인 광고 업체 트라이지트의 자크 코일리우스 CEO는 “현실적으로 쿠키가 남겨 놓은 인터넷의 부스러기들이 사라지기란 어렵다”며 “세계 모든 인터넷 사이트가 의존하고 있는 기술이 쿠키인만큼 쿠키를 쉽게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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