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의 칩 메이커 암 홀딩스 CEO직에서 물러난 워런 이스트가 영국의 항공기 엔진 전문업체 롤스 로이스에서 비상임 사외이사 자리를 맡는다.
이스트는 지난 3월 이후 CEO직에서 물러난 이후 바쁘게 움직였다.영국 제조업체 다이슨과 미국의 반도체 업체 미크론의 이사직을 꿰찼고 내년 2월에는,브리티시 텔레콤(BT)의 비상임 이사 임무도 맡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스트는 최근 영국의 일간 파인내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제가 맡은 직들은 엔지니어링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저는 다이슨 참여를 좋아하고 앞으로 롤스 로이스와 BT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T 회장인 마이컬 레이커 경도 지난해 10월 그를 선임하면서 “기술 산업에서 쌓은 그의 깊은 경험은 이사회에서 진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그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스트는 영국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공인된 공학도 출신의 경영자다. 옥스포드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크랜필드 대학에서 명예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이스트는 영국 공학회 회원이다.
그는 세계 최대 아날로그 칩 제조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마이크로 칩 설계자로 11년간 일하다 1994년 암의 컨설팅 비즈니스에 합류했다. 이스트는 곧 부사장이 됐으며 3년 만에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라 3년간 임무를 수행한 뒤 2001년 10월 CEO직을 맡아 12년간 암을 경영하다 지난 7월1일 퇴사했다.
영국 에이콘 컴퓨터스에서 1983년 분사한 암은 이스트의 경영아래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칩을 공급하면서 스마트폰용 칩 시장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그는 암을 퇴사한 뒤 비상임 사외 이사는 맡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이번에 롤스 로이스 비상임 이사직을 결국 수락했다. 나름 할 일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롤스 로이스가 그를 영입할 이유는 충분하다.영국 정부는 물론, 전세계 선진국들이 국방비를 줄이고 있는 시점에서 기술 우위를 통해 매출과 순익을 높여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전문 식견을 가진 인재 영입은 매우 중요하다.
롤스 로이스는 “우리 회사는 기술 중심 회사지만 소프트웨어와 전자가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 엔지니어링 지식이 풍부하고 기술에 대한 그의 식견도 우리에겐 진짜로 매력있다”고 그의 영입이유를 밝혔다.
롤스 로이스가 기술을 중시한다는 점은 이스트와 함께 싱가포르 이동통신의 전 CEO이자 싱가포르 주류업체 프레이저앤드니브(F&N)의 회장을 역임한 리센양도 비상임 이사로 선임한 데서 드러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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