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코넬대에서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비트코인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비트코인의 문제점에 대한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익명성과 자율성, 편의성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거래의 불안정성과 도난가능성, 기술적 오류 등 비트코인의 단점들 역시 다양하다.
코넬대 컴퓨터 공학과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약탈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결제하는 과정은 채굴자들이 '정직하다'는 전제로 이뤄졌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전제가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라고 꼬집는다. 비트코인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은 이윤을 올리고자 하는 이기적인 채굴자(selfish miner)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기적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필요한 블록 생성 사실을 숨기거나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블록체인을 사유화하려 할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 생성에 필요한 채굴풀을 독점해 다른 채굴자들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비트코인 보관 거래소가 폐장되는 등 해커의 침입에 의한 탈취 역시 이러한 이기적 채굴자들의 소행이다. 실제로 과거 몇 차례 이런 일이 발생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다만 이기적인 채굴자들이 탄생한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시스템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비트코인이 현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전체 채굴자의 66%가 정직한 채굴자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기적 채굴자의 비율이 33%를 넘을 경우 비트코인의 생태계는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기적 채굴집단이 모럴헤저드(도덕적 헤이)를 유발할 경우 정직한 채굴자들의 대거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비트코인 거래업체 모임인 비트코인 재단 측은 이와 같은 주장이 비트코인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 재단의 가빈 안데르센 수석 과학자는 "보고서의 주장은 비트코인의 채굴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만 비트코인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연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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