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때 아닌 성별 논란에 휩싸인 여자축구 선수 박은선 사태와 관련해 소속팀 서울시청이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진상 조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정호 서울시청 여자축구부 감독과 주원홍 서울시체육회 실무부회장,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등은 7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은선의 성별 논란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박은선의 성별 논란은 두 번 다시 재론돼선 안 된다"며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청을 제외한 한국여자축구연맹(WK) 리그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박은선의 성별 논란을 제기하며 "내년 WK리그에서 뛸 수 없게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이미 연맹 측에 전달됐고, 일부 구단은 결의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리그 보이콧도 불사하겠단 방침이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박은선은 이미 2004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될 당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별 판정을 받았고,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문제가 없음을 인정받았다"며 "6개 여자 구단 감독이 또다시 박은선의 성별 진단결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선수를 두 번 죽이자는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지켜져야 하는 기본적인 선수 인권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6개 구단 감독들의 안건이 담긴 문서를 공개하며 선수 인권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 사무처장은 "언론 보도 이후 관련 감독들이 진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6개 구단은 소속 감독들의 사회적 물의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공식 사과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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