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에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현지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대변해준다고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최근 보도했다.
포브스가 해마다 발표하는 중국 부자 순위에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약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최고 부자 10명 가운데 6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없이 맨손으로 부(富)를 일군 이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부자 3위인 리옌훙(李彦宏) 바이두(百度) 최고경영자(CEO), 5위를 차지한 마화텅(馬化藤) 텐센트(騰訊) CEO, 8위에 오른 마윈(馬雲) 알리바바(阿里巴巴) 회장이다. 이들 모두 인터넷 기업 창업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포브스는 미국·유럽·일본의 일반 기업인들처럼 이들도 소비자의 요구를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로 축재했다는 데 주목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업체 바이두의 리 CEO는 많은 기업가가 사업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한 냉혹한 인터넷 시장에서 승리한 인물이다. 그는 업계의 선두 기업을 일궈내 많은 벤처 사업가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바이두의 매출은 지금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08년 5억1500만달러였던 매출은 올해 41억7000만달러(약 4조4202억원)로 늘 듯하다. 바이두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매출과 1.3% 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자수성가형 부자가 느는 것은 경제를 움직이는 주체가 정부에서 기업·소비자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중국의 부자들은 소비자 대신 정부 관료들의 요구에 맞춰 움직이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부를 쌓은 경우가 많다.
포브스는 중국에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두고 현지 경제에서 대변화 세 가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경제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기업가가 정부의 눈치부터 살피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면서 자원이 좀 더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둘째, 과거 중국 기업은 선진국 제품과 기술을 모방하는 데만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혁신 제품과 기술 개발로 해외 경쟁사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셋째, 그동안 정부가 움켜쥐고 있던 경제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느슨하게 풀자 중국인들의 독창성과 창의력이 살아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 전반에 대한 통제 수위를 낮추고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지만 뿌리 깊은 정경유착은 여전하다. 정부가 여전히 경제 조종석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많은 기업인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혁신에 매진하고 있어 앞으로 자수성가형 부자가 더 많이 배출되리라는 점이라고 포브스는 내다봤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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