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조정인가 거품 폭발인가”
미국의 고급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주당 176.81달러로 장을 마감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오후 5시51분 현재 주가는 156.20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장 마감 후 발표한 테슬라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판 결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3분기에 S모델 등 총 55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바클레이스 은행의 브라이언 존슨 분석가 예상치 5820대나 도이치뱅크의 댄 갤브스의 예상치 5850대를 크게 밑돌았다.
3분기 매출은 4억3130만달러로 전년 동기 501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일시 항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주당 12센트, 1590만달러를 기록했다.
총손실은 주당 32센트, 385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주당 1.05달러, 1억108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주가는 9%나 하락했다. 1년 전에 비해 460%(약 다섯 배)가 오른 주가의 상승세가 꺾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일 투자자들 사이에 테슬라 주가 상승률이 성장전망을 앞지르고 있다는 우려가 퍼진 가운데 지난달 월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었다고 꼬집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10월에만 17%가 하락했다. 이는 2월 이후 처음이 있는 일이자 2010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8월에 25.9%, 9월에 14.4%가 오른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9월 말 235억달러에서 10월 말 194억달러로 41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허공에 날아간 41억달러는 테슬라의 올해 개장 초 기가총액 40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5일 현재 시가총액은 214억5000만달러로 다시 불어났다.그래도 9월 말에 비하면 30억달러나 적다.
블룸버그는 당시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추정 이익률의 262배의 가치를 부여할 의향은 있지만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생산량 증가, 유럽과 아시아 내 모델 S 판매, 소규모 판매망 확대, 전기차 SUV 추가, 결함과 인도지연 해소 등을 꼽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로버트 W 배어드 앤드 코의 주식 분석가인 벤 캘로는 블룸버그에 “테슬라 주가는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테슬라 자동차는 지난달 1일 워싱턴주와 18일 멕시코에서 사고를 내고도 당국의 조사를 받지 않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오른다는 의구심을 낳았다. 워싱턴주 사고 이후 테슬라 주가는 이틀 사이에 10%가 빠지기도 했다.
걸림돌은 또 있다.테슬라의 주요 수입원인 온실가스무배출차량(ZEV) 배출권(크레디트) 에서 생기는 매출이 줄 가능성이 그것이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테슬라가의 모델 S가 받아서 대기업 자동차 메이커에 판매할 수 있는 배출권을 최대 40%나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3분기 매출이 크게 줄었다. 배출권 판매는 3분기에 1000만달러로 1분기 6800만달러,2분기 5100만달러에서 5분의 1 이하로 줄었는데 2015년 이후에는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