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서재에서-윤승용의 '사람읽기' 인터뷰]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이사
#윤승용 논설고문의 '리더의 서재에서'를 연재합니다. CEO와 경제지식인들의 지적보고(知的寶庫)를 탐방해 깊이있는 성찰의 결과들을 함께 음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윤 고문은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국방홍보원장,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저서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등을 출간했습니다.
6.25 동란의 와중에 태어나 학창시절엔 컴퓨터 구경도 못했지만 삼성물산 임원을 거쳐 대형 할인점 시장을 예측하며 삼성홈플러스를 기획하였고, 인터넷 경매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대표적 온라인 기업 옥션의 창업CEO로 취임했다. 이어 한글도메인 서비스업체인 넷피아 CEO와 인터넷 결제회사인 이니시스 CEO 등을 맡아 운영하는 기업마다 분야별 1등 기업으로 성장시켜 '경영의 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 덕분에 한국 1세대 IT벤처 세대보다 무려 10여살이나 위인데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등을 이끌며 후배들의 창업과 경영과정에서 물심양면의 멘토역할을 맡았다.
경영일선에서 물러설 나이인데도 은퇴(retire)는 '타이어(tire)가 마모되면 다시(re) 타이어를 바꿔 달아라'는 의미라며 다시 온라인종합상사인 '코글로닷컴'을 창업해 운영하면서도 전국을 순회하며 창의와 도전의 열강을 토해내는 이금룡대표는 아직도 청춘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한상대회의 '중소기업 비즈니스 서비스전략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등 동분서주중인 이 대표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 특강때마다 제4의 물결을 강조하던데 제4의 물결이란 무엇인가요?
▲앨빈 토플러에 따르면 제1의 물결은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은 공업화, 산업화 혁명, 제3의 물결은 지식정보화 혁명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창조와 상상력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데 저는 이를 제4의 물결이라고 봅니다. 미래는 바로 인간중심의 제4의 물결시대입니다.
-그러면 제4의 물결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정보화 사회 이후에는 감성이 지배하는 Emotional society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간의 감성을 사로잡는 사람이나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화나 창조, 상상력, 디자인 등 우뇌를 사용하는 감성 마켓팅을 잘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연배로 치면 꽤 구세대에 속하는데 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데 이어 현재에도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가 있는지요?
▲제 학창시절의 꿈은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지요. 법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도 변호사가 되어 소비자보호운동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당시 유신시대라는 시대적 분위기때문에 제대로 고시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삼성물산에 공채17기로 입사했습니다. 말단 영업직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곧 그룹 비서실에 발탁되는 등 비교적 잘나갔습니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삼성물산내에 종합쇼핑몰인 '삼성몰'이 출범하면서 운영책임을 맡게 됐고 이를 계기로 늦은 나이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삼성몰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전자결제시스템인 이니시스와의 거래를 시작했고 마침 이때 창업한 전자상거래 기업인 옥션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를 계기로 10여살 어린 벤처 1세대 맹장들하고 교유를 하게 됐는데 이들이 가장 연장자인 저에게 중책을 맡도록 강요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습니다.
-재벌기업 임원에서 벤처회사로 옮기는데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여러 친구들이 말렸지요. 그러나 저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이 이머징 마켓이 될 것이라는 걸 확신했습니다. 실제로 제 예상은 적중했지요. 제 공채 동기중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만이 삼성에 남아있는데 밖에 나온 동기들 중 제가 그래도 가장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한국 벤처업계의 원조로서 요즘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벤처(Venture)는 잘하면 '벤츠'를 타지만 잘 못되면 '벤치'에 나앉아야합니다. 그러는 만큼 치열한 준비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중요하지요. 이병철, 정주영씨도 요즘으로 치면 벤처사업가였습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를, 정주영회장이 자동차와 배를 만들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 분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밀어붙였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2009년에 펴낸 <고수는 확신으로 승부한다>가 제법 팔렸던데요?
▲제 20년 경영노하우를 담은 책인데 경영의 숙제인 변화와 창조를 다각적 측면에서 풀어낸 경영 지침서입니다. 핵심 골자는 '결단보다 확신이다', '변화의 물결을 이해하라', '핵심 인재를 놓치지 마라', '인내의 기간을 참고 견뎌라', '두려움은 시간을 잡아먹는 킬러다', '경영자는 인간의 본질을 깨달아야한다', '사람들을 만날 때 아이디어로 인맥을 맺어라' 등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제가 삼성 임원을 거쳐 옥션, 이니시스, 넷피아, 코글로 CEO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과 그리고 수많은 경영 고수들을 만나면서 공감한 경영철학을 토대로 뽑아낸 것입니다.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CEO들이 지켜야 할 생존법칙 9가지가 실려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 공감을 사는 것 같습니다.
-독서와 메모 예찬론자로 유명합니다.
▲지식경영은 다른 사람의 통찰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그 경쟁은 결국 창의성의 대결인데 이 경쟁에서 이기는 데 독서만큼 훌륭한 도구가 없습니다. CEO는 항상 책을 손놓아서는 안됩니다. 윈스턴 처칠은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없다면 최소한 만지기라도 해라. 쓰다듬고 쳐다보기만 해라'라고 했습니다. 저는 젊어서부터 <열국지>와 <삼국지>를 열번도 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메모 한장은 수표 한장과도 같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을 정독하고 스크랩한지가 30년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정독한지 30년 됐습니다. 아침 시간이 지나면 바빠서 나중에는 도저히 할 시간이 없습니다. 중요한 기사는 꼭 스크랩을 했는데 제게 이 스크랩북이 가장 귀중한 자산입니다.(이 대표는 색깔이 누렇게 바랜 산더미 같은 스크랩북을 펼쳐보이며 자랑스러워했다) 1시간반 정도 정독과 스크랩을 끝내고 새벽 미사에 다녀오는 게 제 일상적 새벽 일과입니다.
-책에서 무엇을 배웁니까?
▲ 저는 주로 경영경제 관련서적과 역사서를 읽는데 요즘엔 역사서를 보면서 선인들의 지혜를 깨닫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역사적으로 현인과 성인들이 당시 자신들이 처한 환경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오늘날 제가 그 같은 시련에 봉착했다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는게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제가 젊어서 베른하르트 카이의 <항해의 역사>를 읽었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유럽이 대항해시대에 세계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서술한 책인데 무려 20여번을 봤습니다. 유럽의 조그만 나라였던 포르투갈이 엔리케 왕자가 마젤란 등 항해모험가들을 후원해 마침내 브라질 등을 개척한 일화는 요즘으로 치면 벤처사업가 정신의 한 전형입니다. 또한 <열국지>를 보면 역시 중국의 변방 국가였던 진나라가 최초로 중국을 천하통일하게 됐는지도 잘 보여주는데 이 스토리 또한 벤처정신이나 다름없습니다. 책을 좀 더 읽고 재충전하기위해 요즘은 이선에서 일을 도우며 사실상 평생 처음의 안식년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도자에는 성장형 지도자와 지배형 지도자 등 2가지가 있습니다. 성장형 지도자는 어떻게 기업과 국가를 키우느냐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이고 지배형 지도자는 단순히 지배하는데 관심을 쏟는 경우입니다. 성장형 지도자는 포용과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세종임금입니다. 그는 계보가 다른 황희를 계속 정승으로 활용했고 이민족인 장영실을 등용했습니다. 그런데 지배형 지도자는 단순히 자신의 기업과 국가를 유지하는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면 발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성장형 지도자가 나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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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그 생각으로 가득 채우고 피대신 '생각'이 흐르게 하여야 한다 그 정도로 한결같이 강렬하게 하나만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일을 성취시키는 원동력이다.
-일본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에서
미래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지금이 결단의 순간이다.인간의 감성적이고 비 물질적인 요소가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래의 상품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의 사회형태는 정보사회가 아니라 드림소사이어티가 될 것이다.
-롤프 옌센의 <드림소사이어티>에서
추천도서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갤리온>
지식사회에서는 축적된 지식이 핵심역량이다. 축적된 지식은 올바른 습관에서 나온다. 매일매일 똑 같은 습관을 반복함으로서 축적된 힘을 갖는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시공사>
국가의 실패는 지도자의 무지가 아니다. 소수 엘리트들이 착취적 제도를 고집하는 것은 경제발전으로 가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포용적제도가 가져올 창조적인 파괴의 두려움때문이다.
◆로마의 성공, 로마제국의 실패<샤를 드 몽테스키외/사이>
국가의 힘은 정복이 아닌 국가내부의 건강함에 의존한다. 결국 풍요는 부에 있지 않고 도덕속에 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다니엘 핑크/한국경제신문사>
산업화시대의 공장근로자, 정보화시대의 지식 근로자시대를 지나 창의성과 감성적 공감이 뛰어난 우뇌형 인재들이 부상 할 것이다.
◆린 스타트업<애시모리아/한빛미디어>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개발’과 실제 서비스제품의 구현 및 개발을 일체화 해야 한다. 린 경영이란 낭비를 없애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한다.
윤승용 논설위원 yoon673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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