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가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무리한 연투에 우려를 내놓았다.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의 9회 투구다.
다나카는 3일 일본 미야기 현 센다이 크리넥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팀의 3대 0 승리에 일조했다. 9회 마운드에 올라 2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야노 겐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선수단의 창단 첫 우승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무리 등판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배려(?)에 가까웠다. 다나카는 정규시즌 일본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 쓰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212이닝을 소화하며 1패도 떠안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1.27의 호투에 삼진 183개를 곁들이며 24승을 챙겼다. 사와무라상까지 거머쥔 에이스에게 호시노 감독은 일찌감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을 제공하려 했다. 경기 뒤 그는 “다나카가 있었기에 일본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마지막은 그 녀석이 장식하는 게 어울릴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구는 심각한 수준의 연투였다. 다카나는 전날 6차전에 선발 등판, 완투패를 당했다. 던진 공은 무려 160개였다. 이와 관련해 다르빗슈는 4일 트위터를 통해 “어깨와 팔꿈치의 염증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확실히 몸에 좋지 않은 투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며 투구를 지켜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헤이먼 CBS스포츠 기자 역시 비슷한 우려를 내놓았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날 160개를 던지고 15개를 또 던지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다나카는 큰 문제가 없단 반응이다. 경기 뒤 “6차전에서 한심한 투구를 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단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고는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쉽게 발견된다. 마쓰자카 다이스케(뉴욕 메츠)가 대표적이다. 세이부 라이온즈 시절 불펜피칭으로 하루 최대 250개를 던졌다. ‘어깨는 쓰면 쓸수록 강해지고 제구력은 던지면 던질수록 좋아진다’로 정리되는 일본식 트레이닝 방법 고수로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과 적잖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마쓰자카는 2008년 뒤 한 번도 10승 이상을 거두지 못했다. 사타구니, 오른 어깨 부상 등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고, 올 시즌에도 3승 3패 평균자책점 4.42를 남기는데 그치며 재기에 실패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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