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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원전비리 사건 반년, 여전한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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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가 드러나면서 핵폭탄급의 원전비리 사건이 터진 지 반년이 다 됐지만 처리는 진행형이며 여진은 여전하다. 지난 4월 시험성적서 위조에 관한 제보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접수된 것이 발단이었다. 그 후 원안위의 위조사실 확인 발표와 고소, 검찰의 수사 중간발표, 총리실의 비리 근절대책 발표, 국정감사 등이 이어졌다. 원전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최고경영자도 교체됐다.


말하자면 사건 발생부터 대응조치에 이어 대책 제시까지 한 바퀴 돈 셈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다거나, 비리가 뿌리 뽑혔으리라 믿는 사람은 없다. 비리근절 대책이 발표된 뒤에도 한수원 직원이 회사 소방차 기름을 훔쳐 자기 승용차에 넣는 CCTV 영상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크고 작은 비리가 추가로 노출됐다. 국정감사에서는 2001년 한수원이 창립된 뒤 지금까지 전체 직원 중 40%가 넘는 3800여 명이 각종 비리 등에 연루되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전비리부터 본때 있게 한번 뿌리 뽑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보다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은 9월10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수뢰혐의가 드러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을 포함해 97명을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윗선의 연루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검찰 수사를 통한 사법적 처벌 못지않게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한수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구조적인 원전비리의 사슬를 혁파하고, 청정하고 안전한 원전 관리체계를 확립하는 일이다. 지난달 10일 총리실이 발표한 원전비리 근절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취임한 지 한 달을 넘긴 조석 한수원 사장은 어제 언론사 논설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전과 청렴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방안을 모색 중임을 밝혔다. 또 비리 구조에 대해서는 '직원들보다 경영진의 문제'라는 말로 한수원 개혁에 대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정부와 한수원 경영진은 원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과 불신을 씻어낼 구조적 근원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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