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찾는 방문객이 일년새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극심한 스모그와 위안화 강세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중국 국내여행사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올해 1~9월 베이징 관광객이 일년전보다 505k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후반기로 갈수록 더욱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시 여유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이징을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대비 14.3% 감소한 214만명에 불과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여행객이 2만명이었지만 올해에는 지금까지 1만명에 불과하다”면서 “아직 2달이 남긴 했지만 외국 관광객의 비행기나 호텔 사전예약 상황을 보면 올해는 우울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베이징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여행객이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관광객 감소의 핵심 요인은 극심한 대기오염이 꼽힌다. 상반기 대기오염이 해외 언론에서 다루면서 외국인들이 베이징 여행을 꺼리는 탓이다.
만리장성과 천안문 광장 등 베이징 명소에는 수많은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지만 자주 스모그에 휩싸인다. 이런 가운데 수도 베이징의 숨 막히는 공기와 혼잡한 교통정체에 대한 비판은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 당국도 차량 홀짝제 시행 등 긴급대응계획을 도입했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수년간 계속된 위안화 강세도 베이징 방문객 감소에 한 몫을 했다. 달러대비 위안화는 올해 2% 넘게 절상됐다. 중국 여행을 좀 더 비싸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경제난으로 여행길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도 관광객 감소에 기여했다.
중국 전역에서도 관광객이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은 4.2% 줄었고, 외국인 관광객은 7.1% 감소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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