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녹조 제거사업 곳곳에서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 제거를 위해 슬러지(침전물)를 담는 포대에 모래를 가득 담아 눈속임을 하고 예산을 부당하게 챙긴 업체가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한국환경공단 등 환경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환경공단의 녹조제거 사업은 부실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공단이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행 중인 녹조제거 사업이 실제 집행을 맡은 업체의 눈속임과 환경공단의 관리부실로 인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낙동강 달성보 지역의 녹조제거를 맡은 업체가 조류 슬러지를 제거했다고 내놓은 86개의 포대를 확인한 결과 진짜 조류 슬러지는 23포대 뿐이고 나머지 63포대는 모래로 가득 차 있었다. 녹조를 제거한 것이라며 모아놓은 포대 중 75% 가량이 모래로 눈속임한 것이다.
그럼에도 환경공단은 포대 안의 내용물이 조류 슬러지인지 모래인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히 포대의 무게만을 확인해 돈을 지급했다. 환경공단은 조류 슬러지 1톤에 224만원씩 지급해왔다. 이 업체는 40~50개의 소형포대로 채운 대형포대의 윗부분에만 조류슬러지를 넣은 소형포대로 두고 아랫부분은 모래를 넣은 소형포대로 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태 의원은 "이 같은 조직적 부정행위는 환경공단의 묵인이 없었다면 이뤄지기 힘들다"며 "환경공단이 국민의 먹는 물 보호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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