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동양생명이 동양그룹 사태 이후 그룹과의 '선긋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초 이사회를 열어 사명 변경안을 의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보유하고 있던 ㈜동양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또 동양생명이 대주주인 동양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22일 동양 주식 1100주를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25일까지 나흘간 동양 주식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총 425만6596주로, 28억6000만원어치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이 보유한 동양그룹 계열사 주식은 한 주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동양그룹은 2011년 동양생명 지분 45%를 보고펀드에 넘기면서 이사회 9명 가운데 6명을 동양과 보고펀드가 협의해 선임하도록 계약했고, 내년 3월까지 지분 30%를 미리 정한 가격에 되살 수 있도록 해 동양생명과의 '연결고리'를 남겨뒀다. 보험 계약자들의 동요 속에 동양생명이 친정인 동양그룹과의 '선긋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현재 동양자산운용의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27%)은 동양증권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 사태로 야기될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동양생명은 이달 초 동양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경영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이사회를 통해 경영위원회 설치와 계열분리, 사명 변경안을 의결했다. 사명과 관련해서는 한때 검토했던 '엔젤생명'은 배제됐다. 천사를 뜻하는 '엔젤'은 일반명사로 쓰여 특정 회사의 이름으로 등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사명 변경안은 시간을 두고 생각 중"이라며 "내년까지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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