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건욱 기자]가수 태원이 쌀쌀한 바람결처럼 가슴 저미는 사랑이야기 '미치도록'으로 돌아왔다. 그는 배우 최진혁과 김가은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로 갑자기 유명해져 신인으로 오해받곤 하지만, 정규앨범 2장 포함해 10장의 앨범을 낸 중견 가수다.
지난 2006년 발라드 가수로 데뷔한 태원은 오랫동안 마이너 장르의 음악을 추구했다. 당시 그는 1인 기획사처럼 앨범의 제작부터 홍보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해결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자몽엔터테인먼트라는 새 파트너와 함께, 발라드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태원이 다시 본래의 장르로 돌아온 것은 실로 오랜만의 복귀라고 할 수 있다.
"혼자 모든 걸 짊어지려던 시절이 있었죠. 그 때는 악보 싸들고 앨범 짊어지고 홀로 전국의 노래교실을 다 돌면서 홍보하고 그랬어요. 가서 노래는 열다섯 곡씩 부르고 CD는 달랑 두 장 팔고,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죠."
태원은 그 당시를 '혼자 발품을 팔며 애쓰던 시절'로 기억했다. 현실적인 여건들이 자신에게 좌절을 주기도 했지만 그만큼 또 얻은 것도 많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와중에 얻은 소중한 인연들이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간 겪은 다양한 경험들은 모두 제가 다시 대중 가수로 돌아오게 된 토대가 된 것 같네요. 고생한 만큼 다시 많은 사람들을 위한 무대에 서고 인정받고 싶었죠. 결정에 앞서 부모님을 비롯해 지인들과 회사 식구들이 정말 많은 격려를 해주셨어요. 고마운 분들이죠."
"주변에서 발라드로의 복귀를 고집한 이유도 많이 물어봐요. 사실 말로 명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발라드 음악에 어떤 시간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한(恨)이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게 제겐 다른 음악과는 구별되는 특별함으로 와 닿았죠."
그가 노래에 대해 강조한 것은 서술되진 않지만 체험할 수는 있는 정서의 힘이었다. 오직 경험으로서만 이해할 수 있는 정직함. 태원이 그 느낌을 이번 앨범 안에 어떻게 담아냈는지가 궁금했다.
"작곡가분이 '미치도록' 녹음을 하면서 마음대로 불러보라고 하셨어요. 신인 작곡가 L.K라는 분인데, 다른 앨범의 제 노래를 다 들어보더니 그런 주문을 했죠. 템포와 멜로디도 다 느낌 가는대로 진정성을 담아 불렀어요. 정해진 악보에 집착하진 않았죠."
"물론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죠. 후속곡 활동을 하게 된다면 그런 느낌까지 더해서 완벽한 노래를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네요."
태원이 보인 '미치도록'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그는 자기가 겪어온 모든 것들이 집약된 결정체라는 말로 표현했다. 실제로 이번 앨범은 노래는 물론 외적으로도 들인 공이 많은 작품이다. 요즘 한창 바쁜 배우 최진혁과 김가은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만 해도 그렇다.
"애착이 갈 수밖에 없죠. 저도 직접 촬영현장에 나갔어요. 두 분 배우가 너무 열연을 해주셔서 감사했죠. 덕분에 노래가 확 살아난 것 같아요. 당시만 해도 제가 얼굴 없는 가수였는데, 프로 배우들이 나선 게 다행스럽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태원은 마지막으로 올해의 목표를 밝히며, 팬들의 관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실 요즘 대중들은 그의 KBS2 '불후의 명곡' 출연여부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분간 꾸준히 방송에 출연할 생각이에요. '미치도록'도 알리고, 태원이라는 발라드 가수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싶네요. '불후의 명곡'은 글쎄요, 불러만 주신다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죠. 사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환영이에요."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사진 정준영 기자 j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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