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동' 코드를 안고 간다. 숱한 고난과 시련을 겪던 주인공이 결국에는 승리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설사 그 목표와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관객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두 라이벌 수영 선수의 성장과정을 그린 영화 '노브레싱'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여기에 모두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 로맨스까지 더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수영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노브레싱'은 수영이 주는 역동성과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물살을 가르는 수영 선수들의 화려한 몸짓은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요즘 날씨에도 왠지 모를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이 뿐 아니라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대세'가 된 이종석과 진작부터 연기에 소질을 드러낸 서인국,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소녀시대 유리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다.
은둔형 수영 천재 조원일(서인국 분)은 먹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한량이다. 그에 반해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며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국가대표 수영선수 정우상(이종석 분)은 수영 외에는 모두 관심 밖이다. 그런 그들이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관심을 드러낸 대상이 바로 윤정은(권유리 분)이다. 이들 세 사람이 그리는 삼각관계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이 바로 '노브레싱'의 관전 포인트.
더불어 얇고 짧은 수영복 한 장만을 걸친 채 경쟁하는 이종석 서인국의 탄탄한 몸매도 단 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성팬들이 유독 이번 작품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혹시, 유리가 수영복을 입은 장면을 상상하는 삼촌 팬들이 있는가? 그렇다면 꿈 깨시길. 안타깝지만, 유리는 이번 작품에서 가수를 꿈꾸는 또 한 명의 청춘으로 등장할 뿐이다. 정말 유리가 수영복을 입고 싶은 모습을 보고 싶다면 꼭 표를 구입하고 영화 보기를 추천한다.
최초의 수영 소재 영화이긴 하나, '노브레싱' 역시 결국은 스포츠 영화다. 바꿔 말하면 조원일과 정우상의 성장통이 줄거리의 핵심이란 말이다.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임에도 '노브레싱'은 서인국 이종석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또 조원일의 든든한 조력자 윤재석 역의 박철민은 능청스런 코믹 연기로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이야기 줄기에 통통 튀는 탄력을 부과한다. 가수 지망생 유리의 달콤한 보이스는 보너스.
스포츠 영화라고 그저 그런 영화로 생각했다간 오산이다. '노브레싱'은 그런 통념을 멋지게 날려버린다. 얼마 남지 않은 2013년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상영시간 118분. 오는 30일 개봉.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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