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남만큼 결혼식을 치러야 한다는 체면치레와 물질만능 사회풍조의 영향으로 결혼식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이내 결혼식을 치른 결혼당사자 및 혼주 1000명(각 500명)을 대상으로 결혼지출 비용과 부담감 등 인식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주택 마련 비용을 제외한 결혼식, 신혼여행 등 결혼 절차에 소요된 1인당 비용은 평균 5198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당 최소 비용은 334만원인 데 비해 최고 비용은 3억3650만원으로 100배 정도 많아 결혼비용의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성별로는 남자가 5414만원, 여자가 4784만원이었다.
소득계층별로는 월 300만원 이하 소득가구의 결혼 평균비용이 4093만원, 월 800만원 이상은 7239만원으로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가구당 주택마련 비용은 주택 구입 시 2억7200만원, 전세 마련 시 1억5400만원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자 모두 거주지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식비용은 1인당 최소 120만원부터 최고 1억1900만원으로 99배 정도 차이가 났다.
식장별로는 호텔이 2414만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일반 예식장은 1528만원, 공공시설 1441만원, 종교시설이 141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결혼실태에 대해 응답자의 85%가 ‘결혼의 호화사치 풍조가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요인으로 ‘남만큼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러야 한다는 의식 때문’이 27.6%로 가장 많았고 ‘물질만능의 사회풍조 때문’이 24.6%, ‘사회지도층의 과시적 혼례’ 21.5%, ‘건전한 결혼모델 부재 때문’이 17.4%로 나타났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 결혼식에 대해 응답자의 77.3%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식장 구하기가 어렵고(20.5%)’, ‘계약에 없는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비용을 요구(19.3%)’하고 ‘서비스 종사원이 불친절(3.0%)’하다는 불만이 전체 식장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당국에 고비용·비생산적인 결혼 대신, 결혼 당사자 위주의 ‘간소하고 뜻깊은 작은 결혼식’ 등 새로운 결혼모형을 개발 보급하는 한편 합리적 소비를 지원해 줄 ‘결혼 상품·서비스 비교정보 제공체계’를 구축할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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