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수율 좋아져도 아직 라인 투자 못해 가격 인하 제한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TV가 안 팔리면서 TV업체들이 진퇴양난 상황에 처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올 하반기 세계 TV 시장이 전년대비 2.1%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TV 시장의 암흑기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TV업체들이 울트라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TV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추가 가격 인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가 인하시 프리미엄 제품의 상품성에 손상이 가기 때문이다.
21일 본지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판매하는 LCD, UHD, OLED TV의 실제 판매 가격을 확인해본 결과 출시 이후 매월 조금씩 하락해 UHD TV의 경우 최고급 LCD TV와 비슷한 가격까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OLED TV 가격도 계속 하락해 삼성전자가 800만원대, LG전자가 7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뚝 떨어진 차세대 TV 가격 = 두 회사는 올해 초 OLED TV를 평면 1100만원, 곡면 1500만원에 선보였다. 8월 들어 각각 990만원과 1090만원으로 내렸다. 이후 꾸준히 가격이 하락해 700만~80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UHD TV도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55, 65인치 UHD TV를 각각 640만원, 890만원에 내 놓았다. 이달 초 490만원, 740만원으로 인하했다. 실제 구매 가격은 더 내려갔다. 55인치 제품의 경우 400만원대 초반에 판매된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동일한 가격에 UHD TV를 판매중이다.
OLED TV와 UHD TV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은 공정상 수율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TV용 대형 OLED 패널의 수율은 50%를 넘어서 6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가격하락 할 경우 기존 제품까지 가격 내려야해 고민 = OLED TV의 추가 가격 하락은 기존 LCD, UHD TV 가격을 동반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600만원대 정도면 OLED TV 가격이 현실적이라는 것은 시장의 의견"이라며 "현 시점에선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OLED 패널의 수율이 극적으로 좋아진다 해도 가격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삼성과 LG 모두 대량 양산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두 회사가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생산라인은 일종의 테스트라인 격으로 대량 양산 라인은 아직 투자가 완료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은 기존 평판 TV 시장에서 차세대 TV 시장으로 옮겨가는 전환기"라며 "전환기에는 기존 제품의 가격까지 고려해 차세대 제품들의 가격을 매겨야 하기 때문에 OLED 패널 수율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해도 가격 조정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HD 가격 현실화 먼저 = 현재 55인치 기준 LED TV의 가격(최고 사양의 스마트TV)은 400만원대 초반선을 유지하고 있다. UHD TV의 경우 400만원대 초반에서 후반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고 OLED TV는 700만~80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OLED TV의 가격을 추가 하락시킬 경우 UHD TV의 가격에 근접하게 된다. 판매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업계는 우선은 UHD, 그 다음으로 OLED로 옮겨갈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OLED TV의 추가 가격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OLED 추가 라인 투자를 끝낸 뒤 대량 앙산 체계를 갖추기 시작한 이후에 가격 하락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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