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후유증으로 경기 급랭
"이달 차 판매 5~10% 줄어들 것"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가까스로 마무리됐지만 현지 경제상황이 급랭하며 신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목표량은 130만4000대. 그러나 올 들어 누적 판매량이 1%가량 줄어든 데다 10월 실적마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태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1~3분기 미국 누적판매량은 96만4601대로 집계됐다.
남은 3개월간 130만대 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총 35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월간 기준 12만대씩을 판매해야 당초 목표인 130만대를 넘어설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달 판매다. 현지 자동차업계는 셧다운 후유증으로 10월 미국 신차 판매량이 최대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의 존 크래프칙 최고경영자는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자동차 등 큰 소비를 삼가고 있다"며 "이달 미국 자동차 판매가 전달에 비해 5~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월평균 판매량은 10만대 선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생산차질 여파와 미국 월간 신차 판매감소 등으로 인해 9만3105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월 판매량이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9만3816대) 이후 7개월 만이다.
브랜드별로도 각 8.2%, 21.0% 감소하며 올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한때 두 자릿수를 자랑하던 월 시장점유율은 8%대까지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셧다운 사태가 종료됐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다시 열게 하고 이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셧다운 여파로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약 2% 하향했다.
또한 앞서 현지 자동차 전문지 켈리 블루북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잠재적 소비자의 18%가 셧다운이 끝날 때까지 자동차 구매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미국 자동차 업계는 10년 만의 최고 판매실적을 보이는 등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9월까지 미국 신차 총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1177만대 선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과 달리 유럽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당초 목표한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낙관된다.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해 연초 보수적으로 목표를 설정한 덕분이다.
연초 현대기아차가 세운 유럽 시장 판매 목표는 현대차 41만5000대, 기아차 33만5000대 등 75만대다. 3분기까지 현대기아차는 모두 58만6452대를 판매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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